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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침구 1위 알레르망 '황당 갑질']"매입 물량 늘려라" 압박하면서...정작 반품은 안받아

본사 창고대개방땐 60% 할인

대리점은 40%까지만 허용

단일브랜드로 운영하면서도

백화점 등 채널간 가격도 달라

17일 알레르망 본사와 대리점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서울 시내 알레르망 대리점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권욱기자




국내 대표 침구 브랜드 ‘알레르망’의 대리점주들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을 찾을 정도로 본사와의 갈등이 커진 것은 대리점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면서도 대리점 측의 고충은 외면한 채 본사 위주의 영업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게 침구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17일 알레르망 대리점주들과 침구업계에 따르면 알레르망의 전체 매장 348곳 중 대리점이 199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할인 행사 등 판촉 과정에서 직영점의 이익을 우선 순위에 놓으면서 대리점주들이 피해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것은 직영점과 대리점 간의 가격 차별이다. 점주들은 조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대리점 판매 가격은 본사에서 지정하고 대리점은 이를 준수하게 돼 있다. 문제는 직영점(백화점)이 대리점의 판매가 이하로 할인판매 및 할인행사를 진행해 심각한 가격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점주 B씨는 “단종 상품인 ‘벤틀리(이불세트)’의 경우 대리점에도 재고가 쌓여있는데 본사가 ‘창고 대개방’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일부 제품을 60% 할인에 나섰다”며 “대리점의 경우 40%까지만 할인을 허용하고, 정작 본사는 60% 할인하면서 대리점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백화점에서 진행하는 판촉 행사도 논란을 키웠다. 점주 C씨는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카테고리) 제품을 대리점에 공급하기도 하는데 이 제품은 기존의 통상 마진율(40%)보다 낮은 30%로 공급을 받아 10%포인트나 되는 마진 차이에도 어쩔 수 없이 매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품을 받지 않는 문제는 알레르망 대리점주들이 가장 큰 애로를 호소하는 부분이다. 본사가 행사상품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물량을 발주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반품을 받지 않아 대리점 측의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C씨는 “물량을 조금 신청하면 영업사원이 ‘TV광고로 나간 상품인데 넉넉하게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거나 ‘지난달 신청금액이 너무 적었다’는 식으로 물량 늘리기를 위한 꼬투리를 잡는다”며 “하지만 팔리지 않은 (비인기) 제품에 대해 반품을 받지 않아 창고가 터져나갈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런 이유로 점주들은 이번 조정 신청에서 대리점 출고액의 30%까지 반품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관련 업계는 이덕아이앤씨의 영업 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대리점과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덕아이앤씨는 복수의 브랜드를 갖고 채널별로 운영하는 다른 침구업체들과는 달리 알레르망이라는 단일 브랜드만을 운영하면서도 직영점과 대리점, 백화점 등 채널 간 할인율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또 다른 점주인 D씨는 “동종업계 브랜드인 세사리빙의 경우 대리점 사업은 세사리빙, 백화점은 세사, 이마트 등 할인점은 세라피, 온라인은 on-리빙 등으로 구분하고 이브자리도 백화점과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가 다르다”며 “본사에서는 하나의 브랜드만 운영하니 생산이나 영업 측면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한 대리점 피해를 막을 방안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대리점이 알레르망이라는 단일 브랜드를 놓고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직영점이나 백화점 매장과 경쟁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브자리의 경우 코디센, 헤이마 등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코디센은 직영점에만, 헤이만은 현대백화점에만 입점하는 등 영업채널에 따라 브랜드를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덕아이앤씨 관계자는 “브랜드명이 같지만 백화점과 대리점에서 판매되는 전용 상품이 구분돼 있으며 동종업계 대비 백화점 할인 행사도 적은 편”이라며 “18일 대리점주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0년 설립된 이덕아이앤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알러지 방지 등 기능성 침구를 내놓은 데 이어 2012년 배우 김태희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2년 134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이듬해 174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14년 474억원, 2015년 781억원, 2016년 1,007억원으로 급증하며 부동의 1위 이브자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대리점 수도 2013년 100개를 돌파한 데 이어 현재 199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직영점과 백화점 입점매장 수도 각각 71개, 78개로 총 348개를 운영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영업이익이 매출액의 20%를 넘는 등 이익률이 동종업체들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정작 대리점주들은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허세민·김연하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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