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최대 통신업체가 5세대 이동통신(5G)망에 화웨이 외 다른 회사의 장비를 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 관련 안정성 논란이 국제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필리핀도 ‘화웨이 장비 퇴출’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23일 필리핀 최대 통신회사 PLDT가 최근 화웨이에 장비 안정성을 둘러싼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PLDT는 지난해 11월 선보인 5G망 시범 서비스 등에 화웨이 장비를 대부분 사용했다.
마누엘 판길리난 PLDT 대표는 “화웨이에 데이터 이동성과 관련해 어떤 부분에 위험이 있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울러 화웨이가 네트워크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도 문의했다”고 말했다. PLDT는 5G 장비 도입과 관련해 화웨이 외에 에릭슨, 노키아 등 다른 장비 업체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장비 관련 안정성 논란이 계속되면 다른 경쟁사로 도입선을 교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PLDT가 화웨이가 아닌 다른 업체의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PLDT는 올해 상반기 내에 5G 서비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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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필리핀 의회도 최근 화웨이 장비가 들어가는 4억 달러(약 4천500억원) 규모의 폐쇄회로(CC)TV 설치 사업 관련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았다.
필리핀은 지난해 1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자국을 방문했을 때 1만2천대의 중국산 CCTV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의회 결정으로 이 같은 화웨이 CCTV 도입은 사실상 보류됐다.
한편, 현재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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