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의 GPS 위성을 민수나 군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위성항법기술은 처음에는 군사 활용이 주목적이었다. 정밀유도무기 체계 운용이나 목표물의 위치 파악에 위성항법시스템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 1996년 중국과 대만의 분쟁, 그리고 1999년 인도와 카길의 분쟁 당시에 미국의 GPS 제공 거부로 정밀유도무기 체계가 무력화됐던 적이 있었다.
자국의 안전 인프라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유럽·중국·일본과 인도 등은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러시아는 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인 글로나스(GLONASS)를 이미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과 중국은 위성항법시스템으로 각각 갈릴레오와 베이더우를 일부 운영하고 있다. 인도와 일본은 항법위성 7기로 운영하는 지역위성항법시스템을 독자 개발하고 있는데 몇 년 내에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위성항법기술이 정밀화되면서 단순히 목적지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자율주행과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이미 앞차와의 거리나 차선유지 등의 기능을 갖는 차량이 대중화되고 있고, 정밀항법시스템 기술이 발전하면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다. 도로교통 분야에서 위성항법기술은 차로까지 구분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어 향후 정밀위치기반 지능형 교통 체계로 교통 흐름을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위성항법시스템이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로 대표되는 자율주행차가 공존하는 미래 도로 교통시스템으로의 진화를 한층 앞당기고 있다.
정밀한 위성항법기술은 항공기 항로관리와 정밀 접근 및 착륙을 가능하게 한다. 날이 갈수록 혼잡해지는 항공로와 공항 관제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할 수 있고 해양 분야에서도 정밀한 항로 안내를 통해 더욱 안전한 해상 운송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다. 또한 농업 분야에서도 드론 및 무인트랙터를 이용한 스마트 무인경작은 정밀한 항법위성시스템 연결로 가능해질 수 있다.
유럽연합(EU)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7% 정도가 위성항법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동차나 선박 운영 등에 GPS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수신기의 위치 오차를 줄이고 더 정확하고 안전한 위치정보 제공을 위해 정지궤도위성을 활용한 위성항법보강시스템 등을 오는 2021년도에 운영하기 위해 개발 중에 있다. 또한 2018년도에 수립한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르면 7기의 위성으로 구성되는 지역 위성항법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밀한 위성항법 인프라 구축은 미래 신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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