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 이번 달 매매와 전·월세 모두 거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세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경우 급급매 1층 매물이 14억 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5일 현재 서울아파트 매매거래(신고기준)는 1,319건으로 하루 평균 52.8건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1,500건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월 거래량 기준으로 2006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세 거래량도 역대 2월 중 최저 수준이다. 이달 들어 일 평균 622.7건으로 지난해 동월(626.8건)보다 줄었으며 2011년 통계이래 최저치였던 2012년(622.5건) 이후 가장 적다.
거래절벽 속 급급매가 팔리는 가운데 수 억 원 떨어진 매물 아니면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급매물 소문이 돌았던 대치동 은마 전용 76㎡ 1층 14억 원 매물이 실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와는 4억 5,000만 원 차이며, 같은 달 직전 15억 6,800만 원 보다 하락한 가격이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개인 사정상 급하게 팔아야 하는 집주인이 매수인에 맞춰 수 천 만 원 더 조정해 14억 원에 거래했다”며 “워낙 거래량이 없고 매물별로 가격이 달라 시세를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도 이달 들어 지난달보다 1억 원 가까이 떨어진 19억 2,500만 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잠원동 신반포4차 96㎡도 지난해보다 2억 원 이상 내려간 17억 원 짜리 급매물이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규제에도 강남권 아파트는 시세 하락 폭이 크지 않고 급급매 한 두 건이 거래되는 상황”이라며 “거래 감소에 따른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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