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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 소사] 석탄운반선에서 항공모함으로 변신

미 해군 1922년 랭글리호 취역

- 미 항모 랭글리




상선 주피터


1922년 3월20일. 미국 해군이 최초의 항공모함 랭글리(Langley·사진 위)를 취역시켰다. 가격은 39만5,992 달러. 비슷한 시기의 어떤 함정보다 획득 가격이 낮았다. 단순 개조했기 때문이다. 1913년 132만달러 예산으로 건조한 석탄운반선 주피터(아래)의 기중기를 비롯한 상부 구조물을 없애고 평면 갑판을 깔았다. 1만4,100톤, 길이 165.2m. 최대 속도라야 시속 15.5노트, 함재기도 36대에 불과한데다 수상기모함으로 또 한 차례 개장돼 1942년 일본 해군에 침몰당했어도 랭글리는 운용교리 습득과 승무원 교육 등 미국 최초의 항공모함(CV-1)으로서 역할을 다해냈다.

미국은 일찍부터 항모에 눈길을 돌렸다. 1911년 초 해군 순양함에 임시 나무갑판을 설치해 이착함하는 훈련을 가졌다.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항공기가 전장의 주역으로 등장하자 세계 각국도 항모 확보 경쟁을 펼쳤다. 대부분 상선이나 수송선을 모체로 개조하는 가운데 해군 군축조약이 맺어진 1920년대 중반 이후에는 건조 중인 순양함을 항모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함정 연료가 석탄에서 중유로 완전히 전환되자 미국은 주피터호를 뜯어고쳤다.



보조함에 머물던 항모는 태평양전쟁에서 산호초·미드웨이해전의 승패를 결정지으며 핵심 전력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돈 덩어리라는 사실. 미국의 최신형 항모인 포드급(10만톤)의 건조비는 130억달러에 이른다. 76대가 탑재되는 항공기 가격도 최소한 60억달러가 넘는다. 항모를 호위하는 구축함과 핵잠수함·상륙함·보급함까지 더하면 1개 항모전단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 연간 30조원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런 항공전단을 10개나 운용 중이다.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유지하는 비결도 항모에 있다. 세계 총생산(World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 수준인 미국의 전 세계 국방예산에 대한 점유비는 45%를 오르내린다. 미 해군이 전 세계 해군 예산 총액의 63%를 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만 전력은 아직 미국의 초대형 항모에 견줄 바가 아니다. 크기는 3분의2에 못 미치고 함재기는 절반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추진기관도 원자력과 통상동력으로 하늘과 땅 차이다. 중국이 미국처럼 초대형 항모를 뽑아내고 운용교리까지 습득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해 보인다. 일본도 적극적이다. 헬기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를 수용할 준항모를 운용할 계획이다. 동북아시아 바다에서 펼쳐지는 항모 경쟁의 끝은 어디일까.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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