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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글로벌 포트폴리오 가이드]美 금리인상 멈추자 弱달러 기대 확산...투자금 신흥국으로 '쏙쏙'

신흥시장에 관심 가져볼 시점

올들어 선진국 600억弗 유출 속

"신흥국 통화 강세땐 수익 커진다"

이머징마켓엔 160억弗 순유입

신흥국 채권형ETF 성적도 우수

3개월 누적 수익률 6% 넘어서

시장 변동성 커 수시체크는 필수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시장이 급변동을 보일 때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투자를 축소하고 시장을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급등했던 지난 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4분기 들어 자산시장이 급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에서 자산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하며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와중에 한가지 특이한 모습이 관찰됐는데 유독 신흥국 증시에 대해서만은 큰 폭으로 자산이 유입된 것이다. 펀드플로우 조사기관인 EPF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1년 동안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산규모는 17억 달러에 불과했고 그나마 4분기에 한해서 보자면 무려 850억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난다. 반면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는 1년 동안 550억 달러가 유입되었고 변동성이 극심했던 4분기에도 오히려 210억 달러가 유입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년 들어서 증시가 반등하며 시장여건은 지난 해와 달라졌지만 이 같은 자산흐름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가 3개월 연속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펀드로부터는 6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이 빠져나간 반면 같은 기간 신흥국 펀드에는 160억 달러가 순유입 됐다. 증시와 펀드플로우의 방향성은 대체로 일치하지만 드물게 지금처럼 증시가 상승함에도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있다.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대한 신뢰가 낮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이런 판단이 신흥국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 배경에는 현재 신흥국 시장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유리한 특징들이 있다.

그 첫 번째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해외투자에 있어 환율변동은 언제나 민감한 변수이지만 특히 신흥국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통화가치의 변동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소 덜 알려진 사실이지만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그 수익성은 많은 부분이 해당국의 환율에 의해 결정되게 된다.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채권을 예로 들어보자면 연 평균 10%를 넘어서는 높은 쿠폰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어 문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브라질 국내의 인플레이션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며 채권가격 자체가 하락한 영향도 있지만 그 보다 더 큰 손실은 브라질 통화 헤알화의 하락해서 발생했던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달러가 약해지고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이중으로 큰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신흥국 통화가치의 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며 금년 신흥국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 투자가 확대되는 두 번째 이유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금년 들어 급격하게 완화적 스탠스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3월 FOMC에서 확인할 수 있듯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은 사실상 지난 해로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다시 통화를 공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낸다는 것은 자산시장 전반에 호재이지만 특히 달러 유동성의 확대는 앞서 말한 첫 번째 이유와 연결되며 신흥국 시장에 더 집중적으로 그 수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ETF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ETF 중 금년 가장 많은 자산이 유입된 ETF는 S&P 500지수를 추종하는 VOO로 53억 달러가 유입되었지만 두 번째로 많은 자산이 유입된 ETF는 51억 달러가 유입된 신흥국 주식형 ETF IEMG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시장규모 차이를 감안하면 신흥증시에 대한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의 범위를 주식에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채권형 ETF의 경우를 살펴봐도 금년 자산유입이 많았던 상위 6개의 글로벌 채권형 ETF 중 4개가 이머징 ETF이다. 많은 자산이 유입되기도 했지만 수익률 또한 우수하다. 대표적인 신흥국 채권형 ETF인 EMB의 경우 금년 3개월 누적 수익률이 6%를 넘어선다. 이 수익률은 채권가격 상승과 쿠폰, 통화가치 상승이 모두 반영된 수치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란 말도 있듯이 높은 수익성은 높은 위험을 동반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국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해 신흥국 증시에서는 큰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은 항상 순환해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해와 달리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고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는 지금 국면은 분명 신흥국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다. 신중하되 과감한 판단으로 신흥국에서 수익을 추구할 것을 권유한다. 다만 신흥국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며 단기적 관점으로 시장의 방향성을 끊임없이 점검하는 수고는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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