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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한반도] 트럼프 '北 달래기'에도 김정은 '새길' 고심...고차방정식 된 비핵화

<美, 대북 강공 수위 조절>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 판' 안깨려 압박서 한발 뺐지만

北, 美와 대립각 세우고 대남 비난 수위도 한층 높여

美 강공 전환-北, 중러와 밀착 땐 '싱가포르前 회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리브해 정상들과 회동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개인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났다. /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인사 김창선(왼쪽)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가기위해 셰레메티예보공항에 도착한 뒤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재무부의 대북 해상 봉쇄 조치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격 철수라는 강수로 맞서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대북 제재를 하지 않겠다면서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대북 제재를 둘러싸고 북미 대치가 더 악화할 경우 대화 판이 완전히 깨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대북 압박의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이 급랭한 북미 간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질적 제재 완화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대남 압박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개성 철수에 더해 대외 선전 매체들을 통한 대남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북한은 한국 정부 대신 ‘새로운 지렛대’도 모색하는 모습이다. 중국·러시아 등과의 관계 강화 움직임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대신 ‘새로운 길’을 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은 8일 만인데다 ‘제재 철회’라는 단어를 명시하자 백악관 주변은 대혼란에 빠졌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좋아하며 이러한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공식 답변만 내놓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연구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판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수위조절을 한 걸로 판단할 수 있다”며 “존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 등도 일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 센터장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전략적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북한이 대화 의지는 확인하겠지만 기존 제재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대안을 찾으려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동창리와 산음동 일대에서 일부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지만 당장 무력시위를 재개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10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실시했고 다음 달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를 예고했다. 권력 엘리트의 전열을 재정비하는 가운데 주석제 부활 등 국가 시스템 변화 가능성까지 주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예고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대 결심’ 등이 천명되고 중대 결심공표를 기점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 외교가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19일 급거 귀국했던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4박 5일 동안 평양에 머문 후 임지로 복귀했다. 이들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 있어 핵심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평양에서 북한 수뇌부와 머리를 맞대고 새 대미 전략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모스크바에 4박 5일 동안 머무른 후 24일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했다.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북러정상회담이나 북중러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과 중국·러시아의 밀착이 가시화한다면 미국이 또 다른 강공 카드를 꺼내고 최악의 경우 한반도 정세가 2017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의 저강도 대남 압박 조치에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현재로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하기 전에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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