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장기파업으로 수출과 내수가 급감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에 대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달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판매 감소로 부품사들의 공장이 멈추고 매출이 줄면서 일자리마저 사라지고 있어서다.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르노삼성자동차 파업 장기화 사태의 조속한 해결 촉구’ 호소문을 통해 “자동차 부품 산업 생태계 붕괴와 고용 대란을 막기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달라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합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노사갈등에 따라 불안정한 공장가동과 생산량 감소로 협력 부품업체들을 이미 수천억원에 달하는 납품 손실을 겪었다”며 “잦은 휴업과 단축근무로 근로자들은 임금 감소에 시달리다 직장을 떠나고 있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또 “대다수 협력 부품업체들은 거래하는 금융기관들로부터 신규 여신 제한과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이 거부되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중소 부품업체들은 생존에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장기 파업으로 르노삼성차는 올해 10만대가량 생산이 예상되던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물량이 5만8,000대로 줄었다. 9월에는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 계약마저 종료된다. 내년 상반기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생산될 예정이지만 수출 물량을 확보해야 닛산 로그의 공백을 절반이라도 메울 수 있다. 하지만 르노 본사는 파업이 장기화하자 수출 물량을 스페인에 배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조합은 “노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새로운 수출 차종의 물량이 미배정된다면 생산량 감소로 공장 가동을 축소해야 하고 결국은 고용도 유지될 수 없게 돼 공멸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라며 “르노삼성자동차와 거래하는 수많은 1·2·3차 자동차부품 협력업체와 원·부자재 납품업체들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고 산업 생태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뤄주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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