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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非常인데 미국은 飛翔

美, 감세·규제완화 정책 힘입어

소비·투자·고용 경제지표 호조

1분기 성장률 3.2%로 예상치 웃돌아

올해 1·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전문가 예상을 대폭 웃돌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인 3% 성장을 향해 승승장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성장률이 같은 기간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10여년 만에 최저로 곤두박질친 것과 대조적이다. 미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3.2%(연율 기준, 속보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전망치인 2.3%는 물론 다우존스가 예상한 2.5%마저 대폭 뛰어넘은 수치다. 미국의 1·4분기 GDP 성장률이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경제 규모가 한국의 12배에 달하는 미국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 속도를 올리는 것은 소비·고용·투자가 정부의 감세 및 규제 완화를 발판으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6% 증가해 1년 반 만에 최고를 찍으며 탄탄한 내수 기반을 보여줬다. 고용 사정도 좋다. 이달 13일 기준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3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의 -1.1%에서 2.7%로 크게 반등했으며 기업 투자지표인 비국방 자본재 수주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3% 증가했다. 한국 경제가 고용 참사와 소비 둔화, 기업 투자 위축에 시달리며 1·4분기에 -0.3%(전 분기 대비) 역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미 경제는 통상 봄여름에 성장세가 두드러져 시장전문가들은 2·4분기에도 3% 내외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4분기 성장률을 2.8%로 전망했으며 일각에서는 3%대 성장률도 내놓았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한국 非常인데 미국은 飛翔] 美경제 3박자 선순환...121개월 경기확장 신기원 연다

트럼프 법인세 인하·연준 통화 완화정책 등에 업고

2분기도 3% 넘을듯...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전문가들 “美침체 전망 사라져”...7월 새기록 예약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되며 경기침체 우려에 휩싸였던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해 오는 7월 경기 확장세가 사상 최장기인 121개월간 이어지는 신기원을 열 것이 확실시된다. 1년 넘게 끌어온 미중 무역전쟁이 타결을 앞둔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속에 1%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였던 1·4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대폭 뛰어넘은 3%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거시경제지표에 완연한 봄바람이 불면서 뉴욕증시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올해 초 산업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미 경제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미국 경제에는 ‘R의 공포(Recession·침체)’가 드리웠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세와 연초 최장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정지) 사태가 맞물리면서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부쩍 힘이 실렸다.



하지만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연준의 완화적 정책 조합에 힘입어 시장 분위기는 최근 급반전하고 있다. 특히 26일(현지시간) 발표된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4·4분기(연율 기준 2.2%)를 넘어서면서 2·4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 경제가 통상 2·4분기와 3·4분기에 강한 성장세를 보여 2·4분기 성장률이 3%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머스트피어폰트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2·4분기에 3.3%의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경제매체 CNBC에 전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제시한 올해 3% 성장 전망도 허황된 목표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 경제의 탄탄한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이고 경제의 기관차인 소비를 강하게 지지하는 것은 일자리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 증가해 2017년 9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고용 사정도 호조를 이어가며 13일 기준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약 50년 만에 최저치인 19만2,000건을 기록했다.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19만6,000건 증가하며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다음달 발표되는 미국의 4월 비농업 고용을 25만건으로 전망하면서 4월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자리가 소비를 촉진하자 기업 실적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투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 상무부는 전날 3월 내구재 수주가 전달 대비 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8%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의 투자지표인 비국방 자본재 수주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3% 늘어난 덕이다.

미 기업실적 분석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170개 이상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중 78%가량이 예상을 뛰어넘는 순익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이달 23일 7개월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고용·소비·투자 등 경제 3박자가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을 필두로 한 규제 완화 정책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에만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신흥국들의 경제위기까지 초래했던 연준이 ‘비둘기’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하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연준은 올 금리 인상을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축소했다가 지난달 아예 동결로 내려앉았고 시중 유동성을 줄이는 보유자산 매각도 9월 말에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사상 두 번째로 긴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있는 미 경제는 6월이면 120개월로 1990년대 정보기술(IT) 붐에 따른 최장기 경기 확장 기록에 다가서고 7월에는 새 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시된다. 전미기업연구소(NBER)가 경기 확장 및 후퇴를 사후적으로 따지지만 2분기 연속 성장률 감소를 경기침체의 기준으로 판정하고 있어 사실상 올 하반기까지 경기 확장은 예약돼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전문가들 조사에서 “올해 미 경제의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 전망은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연준이 완화적 기조로 변하면서 내년 대선 전에 경기침체를 겪을 확률은 35%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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