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미얀마에서 최고 시청률 68%를 기록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갤럭시 스타 2017’에 음악 감독으로서 참가하면서 K컬쳐를 향한 팬덤의 강력한 힘을 경험했죠. 그 힘을 전 세계로 퍼뜨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 것이 저희 플랫폼 ‘스타패스’입니다.”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트렌드는 ‘주체적인 팬’이다. ‘K팝스타’‘슈퍼스타 K’에서 물꼬를 튼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 시즌제로 선보이는 ‘프로듀스 101’에 이르기까지, 좋아하는 연예인을 키우는 팬덤의 존재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음원이나 굿즈 구입, 콘서트 티케팅 같은 전통적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윤호기(35·사진) 글림미디어그룹 대표는 7일 서울경제와 만나 “팬과 그들의 충성심을 새롭게 해석한 비즈니스 모델을 스타패스라는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확장시켜나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스타패스는 지난해 5월 중순, K-POP 팬들에게 ‘타임스퀘어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띄우며 닻을 올렸다. 수많은 아이돌 멤버 가운데 개인 랭킹 1위를 차지한 사람을 매주 한 번,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띄워준다는 약속은 팬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애플리케이션 출시 6개월 만에 34만 다운로드가 이뤄졌으며, 한 주 평균 2,500만 건의 투표가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는 전 세계 165개국에 퍼져있다. 앱 출시 1년을 앞둔 지금 8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의 60%는 해외 K컬쳐 마니아들이다.
글림미디어그룹은 SBS MTV와도 손을 잡고 음악방송 ‘더쇼’의 순위를 매기는 툴(tool)로 스타패스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보유하고 있다. 아이돌 팬덤을 겨냥한 광고 서비스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스타패스가 이들과 다른 점은 방송사의 순위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표는 “한국에는 아직 공신력이 높은 차트가 부재한 상태”라며 “‘한국의 빌보드’처럼 누구나 손꼽을 수 있는 K-POP 차트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K컬쳐 팬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재즈의 매력에 빠져 미국 버클리 음대로 진학했던 윤 대표는 2010년 전후, K컬쳐의 발전상을 접하고 미국에서 하던 일을 접고 귀국했다. 이후 전공을 살려 광고음악을 제작하거나 아이돌 그룹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혀왔다. 그러다 그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갤럭시 스타 2017’는 사업가로 도약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그는 “두 달 간 미얀마에서 체류하면서 생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말 K컬쳐에 대한 팬덤이 강력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올 하반기 베트남 국영방송국 VTV와 제휴해 오리지널 아이돌을 육성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스타패스라는 플랫폼으로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자체적인 콘텐츠로 확장해간다는 포부다.
아울러 윤 대표는 스타패스가 제공하는 팬덤 타깃 서비스에 커뮤니티 기능과 굿즈 마켓, 공신력 높은 차트 등을 한데 모은 K-POP 공식 커뮤니티 플랫폼 ‘아티스타(ARTISTAR)’를 빠른 시일 내 선보인다는 목표다.
이렇듯 K컬쳐라는 무한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글림미디어그룹의 잠재력은 IBK기업은행의 창업육성 플랫폼인 IBK창공 마포센터의 2기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재확인됐다. IBK창공 마포센터는 글림미디어그룹이 지난해 하반기 급속도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조직을 잘 다져나갈 수 있도록 경영과 투자 관련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며 성장을 도왔다.
윤 대표는 “오랜 기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종사하며 관련 경험은 풍부하지만, 노무와 인사, IR 등 조직 경영을 위한 노하우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며 “IBK창공의 전문 컨설팅은 자금을 투자하는 것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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