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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선임기자의 청론직설] "우주산업은 첨단기술 집합체…韓, 우주청 만들면 도약할 것"

■장 이브 르 갈 프랑스 국립우주센터장

佛, 기업에 기술이전 활발

우주데이터 곳곳서 응용돼

360여 우주회사 연수입 5兆

韓, 우주 민간 생태계 조성위해

기술 개발의 '산업화' 단계 필요

스타트업 진출·육성 더 힘써야

장이브 르 갈 프랑스 국립우주센터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프랑스의 우주개발 계획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우주산업은 첨단기술을 집합했다는 점에서 과학과 다른 산업 분야를 도약시키게 됩니다. 한국도 우주청으로 업그레이드된다면 굉장히 좋을 것이고, 여러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의 우주청인 국립우주센터(CNES)의 장이브 르 갈(사진) 센터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프랑스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맞춰 기업에 기술이전하고 스타트업을 키우고 있다”면서 “정부는 CNES가 제안한 것을 거의 대부분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 등이 주최한 ‘제3회 한불 우주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만나 프랑스 등 유럽의 우주개발 전략과 한국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프랑스는 지난 1975년 설립된 유럽우주국(ESA)에서 중심 역할을 하며 발사체와 위성 응용 분야 등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우주강국으로 꼽힌다. 르 갈 센터장은 “유럽에서는 우수한 발사체 기업과 응용 회사가 많아 우주 분야에서 4만2,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며 “프랑스 역시 기업들이 우주 데이터를 다양하게 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우주 민간 생태계 조성에 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1961년 말 창설된 CNES는 대학·연구소·기업과 협력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만 1만6,000명이 우주 분야에 종사한다”며 “소형 위성군에서 기업과 협력하고 나노 위성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통해 스타트업을 키운다. 코스믹캐피털이라는 기금을 조성해 스타트업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프랑스는 360여개의 우주회사가 연 44억유로(5조6,700억원)가량의 수입(revenues)을 창출하며 이 가운데 3분의1이 중소기업이다. 르 갈 센터장은 ‘위성정보 활용 사례를 들어달라’는 질문에는 위성을 통해 원격진료가 가능해지고 태풍이 지나가 철도 등이 파괴됐을 때도 훼손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바다에서 어군의 이동방향도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우주안보 측면에 관해 묻자 “민간과 군사 분야 우주 프로그램이 통합돼 있다. 이런 방향이 효과적인데 기업이 망원경 개발 등 광학 관측이나 통신 분야에서 역할을 한다. 첨단 위성을 활용해 군사 목적의 관측도 한다”고 설명했다. 우주에 왜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치·경제·안보적 효과 외에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이다. 계속해서 알아가려고 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프랑스 파리 남쪽 680여㎞에 위치한 국립우주센터(CNES). /사진제공=CNES


우주 민간 생태계와 국제협력이 부족한 한국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르 갈 센터장은 “빠른 시일 안에 발사체와 위성을 개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역동적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며 “다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산업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스타트업도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우주 수준과 관련해 “미국보다는 낮고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인도·러시아보다는 높다”고 자평했다. 오는 2030년까지 유럽도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느냐고 묻자 “2030년은 너무 빨라 확실히 아니고,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2025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달 궤도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 참여 계획도 밝혔다. 그는 “게이트웨이에서 연료주입·인프라·통신·거주모듈 구축에 참여한다. 게이트웨이를 통해 자체 위성으로 화성과 목성을 탐사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화성 무인 탐사선은 나사와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의 우주협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르 갈 센터장은 “기후변화 협력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이달 17~23일에 열리는 파리에어쇼에서 협약이 이뤄질 것이다. 프랑스가 우주기상관측소를 구축할 때 한국이 참여했으면 한다”며 “새로운 응용 개발과 위성을 통한 인터넷 연결, IoT, 지구관측, 항법데이터, 초소형 기술, 발사체 협력 등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2017년부터 매년 원 플래닛 서밋(One Planet Summit)을 열고 있는데 2015년 12월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 우주자산을 활용해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우주 담당 공무원이 1~2년마다 바뀌는데 프랑스는 어떠냐’는 질문에는 “우주 분야는 장기 전문지식 축적이 가장 중요하다. 거의 매년 담당 공무원이 바뀌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저희는 전문가들이 10~15년, 아니 20년까지도 근무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우주청을 검토하는 움직임에 관해서는 “한국의 사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전 세계에 우주청이 존재하는데 한국도 우주청으로 업그레이드되면 굉장히 좋을 것이고, 여러 어려움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며 지지했다. 다만 현재도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나 인공위성·응용 분야에서 협력하는 데 애로가 없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지난해 말 천리안-2A호나 내년 2월 천리안-2B호 등 주요 위성 발사 시 CNES와 밀접한 아리안스페이스(아리안-5)의 발사체를 자주 활용하는 큰 고객이다. 그는 한국이 2021년 자립을 목표하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에 대해서는 “세계 발사체 시장이 포화 상태여서 어떤 시장을 타깃으로 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장이브 르 갈 프랑스 국립우주센터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프랑스의 우주개발 계획을 설명하면서 한국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고광본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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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브 르 갈 프랑스 국립우주센터장은 세계 위성 발사 서비스 1위 회사인 아리안스페이스에서 12년간 대표로 있다 지난 2013년 CNES 수장이 됐다. 위성항법 분야에서 프랑스 정부 부처 간 간사와 갈릴레오 위성항법시스템 감독기구(GSA) 이사장, 유럽우주국(ESA) 이사회 공동의장 겸 국제우주연맹(IAF)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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