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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30주년 '中의 두 얼굴'

밖으론 "시위 진압, 옳은 결정"

안에선 SNS 통제 '침묵 강요'

중국 당국이 톈안먼 6·4사태 3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는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통제하며 침묵을 강요하는 반면 대외적으로는 민주화 시위 진압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나서 주목된다.

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중국어판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전날 싱가포르의 샹그릴라호텔에서 진행된 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 본회의에서 톈안먼 사태에 관한 질문에 “‘6·4’는 정치적 혼란이며 중국 정부는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과감한 (진압)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조치는 옳은 결정이었고 이 때문에 중국은 이후 30년간 안정을 누려왔다”고 덧붙였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3일 브리핑에서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며 “신중국 성립 70년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대외적으로 사태 정당화를 위한 목소리를 높인 것과 달리 중국 내에서는 ‘톈안먼 사태 지우기’가 한창이다. 중국 매체에서는 관련 기사 한 줄도 찾아볼 수 없고 소셜미디어에 비슷한 단어라도 나오면 곧바로 차단되는 등 철저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시내에는 공안들이 대거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인들의 기억 속에서 아예 톈안먼 사태라는 단어를 지우려고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톈안먼 사태 30주년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국무부가 “톈안먼 사태는 전면적인 학살”이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데 이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조만간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한 연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자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4일 민주화와 부패척결을 요구하며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까지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태로, 미국은 진압 과정에서 3,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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