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범행 전 구입한 청소도구 일부를 환불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씨는 경찰조사에서 “시신 옆에 뒀던 물건이라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제주동부경찰서가 공개한 CCTV에 따르면 고씨는 범행 사흘 뒤인 지난달 28일 오후 3시 25분경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 일부와 배수관 세정제, 박스테이프, 알루미늄 정밀 드라이버 등을 환불했다. 앞서 고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경 이 마트에서 칼과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숫대야,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구매했다.
고씨는 회색 후드와 검은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오른손은 얼굴이 공개됐을 때와 같이 붕대를 감은 채였다. 계산대에 도착한 고씨는 표백제를 올려놓은 뒤, 흰색 비닐봉지와 천 가방을 의자에 내려놓고 내용물을 뒤적거렸다. 가방에서는 배수관 세정제와 표백제, 알루미늄 정밀 드라이버가 나왔다.
고씨가 환불받은 금액은 2만6천원 정도로 알려졌다. 당시 고씨는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태연했다. 범행 전 흉기와 청소도구를 구입한 날에도 휴대전화 바코드를 제시해 포인트 적립까지 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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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품들을 환불한 이유에 대해 “주거지인 충북 청주 자택에서 쓰려고 샀다”며 “시신 옆에 둔 물품이라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9분경 고씨가 탄 차가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빠져나오는 영상도 공개했다. 고씨는 한참동안 부두에 비상등을 켜놓은 채 대기했다. 그는 당시 왜 차를 멈추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숨진 강씨의 유해 일부는 인천 서구의 한 재활용품업체에서 발견했고, 충북 청주의 고씨 자택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남은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고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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