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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SKT 'T목장의 혈투']택시호출서 주차장까지…신서비스 '패권다툼'

내비서 시작된 '모빌리티 경쟁'

교통 외 이동영역까지 혁신 추진

카카오, 택시·바이크서 우위

SKT는 내비 1위·인프라 강점

장유성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주차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 모빌리티 관계자들은 3월14일 성남시청에서 은수미(오른쪽 사진 왼쪽 네번째) 성남시장과 협약을 맺고 주차공간 공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제공=성남시


카카오와 SK텔레콤이 교통 관련 시장인 모빌리티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맞붙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당시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은 SK텔레콤의 ‘T맵’이 확고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록앤올의 ‘김기사’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는 구도였다. 포털 지도 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모델을 찾던 카카오는 그해 3월 ‘카카오 택시’를 선보인 데 이어 5월 ‘김기사’를 인수한다. 이에 질세라 SK텔레콤도 티맵 지도를 기반으로 4월 ‘T맵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내비게이션’과 ‘택시 호출’이라는 종목 간 경쟁은 자동차를 뛰어넘어 ‘이동의 모든 것’을 둘러싼 플랫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내비는 T맵, 택시는 카카오…불안한 1위=두 회사가 정면승부를 벌이는 내비게이션과 택시 호출 분야는 각각 SK텔레콤과 카카오가 1위 자리를 탄탄하게 다진 듯하지만 한쪽이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바로 반대편이 치고 나오며 여전히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2002년 네이트드라이브로 시작해 벌써 열여덟 살이 된 티맵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티맵의 월간 이용자는 1,190만명으로 지난해 조사에서는 국내 내비게이션 점유율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언제 출발하는지에 따라 실제 이동시간을 예측하고 운전습관을 평가하는 등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는 티맵의 강점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누구’와 결합해 이용자 편의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업체 ‘그랩’에 시스템을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반면 ‘김기사’에서 출발한 ‘카카오T 내비’의 반격도 만만찮다. 월간 이용자는 티맵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카카오택시나 카카오대리 기사 36만명이 24시간 사용하는 등 차별점이 있고 티맵을 제치고 구글 안드로이드오토의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탑재돼 SK텔레콤에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택시 호출에서는 카카오가 한 달 먼저 시작한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말 가입기사 23만명, 월간 이용자 1,000만명을 기록해 티맵택시(기사 15만명·이용자 120만명)를 압도하고 있다. 여기에 택시기사 월급제를 도입한 웨이고 블루나 고급형 ‘T블랙’ 등 다양한 서비스도 갖췄다. 다만 지난해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추진 과정에서 택시 업계와 마찰을 빚자 티맵택시의 월간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12배가량 급증하며 ‘영원한 1위는 없다’는 점을 카카오에 각인시켰다.

◇다음 전장은 ‘모빌리티 허브’ 주차장=양강의 맞대결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일 SK텔레콤이 ‘티맵 주차’를 출시하면서부터다. ‘티맵 주차’는 실시간 주차공간 확인과 결제, 통합관제, 현장출동 등 주차 관련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카카오는 이미 2016년 2월 파킹스퀘어를 인수해 2017년 10월부터 ‘카카오T 주차’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 3월 인천국제공항 주차장에 전 과정을 자동화한 커넥티드파킹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 드러난 지표만 보면 카카오가 3월 기준 1,400여곳의 제휴주차장을 확보해 208곳으로 시작하는 티맵 주차를 훨씬 앞선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실제 주차장 운영사업을 벌이는 ADT캡스를 자회사로 둔 점과 ‘티맵’이 보유한 고객 기반과의 시너지는 강력한 무기로 평가된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주차장 쟁탈전은 심화할 기세다. 장유성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장은 “주차장은 모빌리티의 시작과 끝”이라며 “미래 자율주행차의 핵심이 되는 ‘모빌리티 허브’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주차장은 자율주행의 첫 상용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간이 한정돼 있어 관제나 센서 부착이 용이해 ‘자율주차’를 도입하기 쉬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과 차량공유가 본격화하면 거점으로서 주차장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마지막 이동수단인 자전거나 킥보드도 주차장에 달라붙고 전기차 충전과 배송, 차량정비, 세차 등의 서비스도 이뤄진다. 이 때문에 주차장은 내비게이션이나 택시 호출 못지않은 카카오와 SK텔레콤 간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의 모든 것’ 플랫폼 경쟁=SK텔레콤은 티맵 주차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모빌리티 비전을 소개했다. 주차장에서는 티맵 주차의 자율주차와 전기차 자율충전, 자동정비가 이뤄지고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티맵이 가동되며 AI ‘누구’와 음원 플랫폼 ‘플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가 이용자들에게 정보와 오락의 합성어인 ‘인포테인먼트’를 서비스한다는 것.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5세대(5G) 네트워크와 3차원(3D) 고화질(HD)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모빌리티가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하며 큰 시장을 형성하는 셈이다. 카카오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폭넓은 이동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교통 외의 이동영역까지 혁신을 만들어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이상의 각종 서비스를 이동 위에 얹겠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동’의 지배는 우버나 그랩 등 글로벌 업체들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규제 완화에 따라 새로운 강자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며 “결국 이용자에게 얼마나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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