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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암초 부딪힌 美中 무역협상...中 “대만에 무기 판 美 기업 제재”

中 "주권·국익 침해에 맞설 것"

차이잉원 총통 訪美에도 반발

양국 강대강 대치 수렁 빠질듯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다페스트=EPA연합뉴스




중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히면서 무역시장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미중이 통상·외교 문제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제재 카드를 꺼내 들 경우 가까스로 재개된 무역협상이 또 좌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거스르려는 미국에 제재를 경고하고 미국은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 구입 약속을 이행하라며 서로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주뉴욕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뉴욕판사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온라인 성명에서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에 제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파는 것은 국제법,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주권과 국가안전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동유럽을 순방 중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미국을 향해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어떠한 외세도 중국의 재통일을 막을 수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대만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일 대만에 에이브럼스 탱크와 스팅어 미사일 등 22억달러(2조6,000억원) 이상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중국의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으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며 강력한 항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 카리브해 4개국 순방길에 미국을 방문하며 미중 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차이 총통이 미국 정·재계 인사와 접촉하며 중국을 자극하자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강경파를 무역협상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제재는 무역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산 중국 상무부장이 최근 미국의 고위급 무역협상단과의 전화 통화에 참여했다면서 그가 미국 협상단과의 직접 협상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공산당 규율을 엄격하게 따르는 강경파인 중 부장의 등판은 무역협상에서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강경한 태도에 미국도 물러서지 않을 뜻을 내비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트윗에서 “중국은 우리의 위대한 농부들로부터 농산품을 사겠다고 했으나 그러고 있지 않아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이 조만간 구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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