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1,998.13과 1,198.0원에 마감하며 ‘98년’ 외환위기를 떠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의 방아쇠를 일본이 당겼던 사실과 함께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21포인트(0.95%) 내린 1,998.13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16일 2,248.63보다 11% 넘게 빠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전날보다 9원50원 오른 1,198.0원에 마감하며 2017년 1월 9일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마감지수에서 반복되는 숫자 ‘98’을 보고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이건 1998년 IMF를 떠올리라는 나름의 경고일까, 아니면 부자가 될 기회라는 신호일까”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외국인 투자자 탈출하고 지금 개미와 기관이 메꾸는 중이다. 곧 환율은 1,200원대 진입하고 코스피 더 떨어지면 조만간 재미있는 일들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주가하락과 환율급등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이 전해진 가운데 일본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다음 달부터 중국산 제품 3,000억 달러어치에 관세 10%를 부과한다”고 밝히며 뉴욕 증시가 급락했고 그 영향이 국내 주식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 증시에 큰 부담이었다”며 “화이트리스트 제외 관련 우려는 이미 시장에 많은 부분 선반영돼 일본이 이를 발표한 뒤에는 불확실성 해소에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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