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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비난 받을라" 채팅방 숨어 대화하는 관광객들

일본여행 커뮤니티 폐쇄되자 소규모 채팅방 활성화

일본여행 관련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수 십개

“일본 여행 가는 데 타인이 관여할 이유 없다”며 불매운동 비판도

30일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서울 서대문구 등 전국 52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 연합’이 개최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보이콧 재팬’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시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보이콧 등 생활 실천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참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일본여행을 계획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대규모 커뮤니티를 떠나 점점 비공개적이고 소규모의 커뮤니티로 모여들고 있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의식한 탓이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여행 불매 운동에 한국인 관광객이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일본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국내 최대 커뮤니티가 무기한 폐쇄됐지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은 오히려 많아지는 듯하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일본 여행을 가지 말라’고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쓸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검색을 통해 ‘후쿠오카’, ‘오키나와’, ‘오사카’, ‘일본 여행’, ‘일본여행정보’ 등의 단어를 검색하면 나오는 오픈 채팅방은 수십 개에 달한다. 이들 채팅방에는 10명 내외에서 많게는 300명 정도의 인원이 익명으로 활발한 대화를 펼치고 있다. 10~12월에 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띈다.

이들 채팅방의 기본 원칙은 ‘정치 관련 얘기 금지’다. 한 채팅방에는 ‘최근 이슈인 여행 중지 내용과 방사능 관련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말아달라’는 공지가 등록되기도 했다. 대화에 참여한 한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관광지나 숙소 등 여행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후쿠오카 여행 관련 채팅방에서는 현재 국내에서 불매운동이 한창인 아사히의 맥주 박물관을 관광명소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화에 참여하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자 “네일동 폐쇄로 채팅방 인원이 급증하는 것 같다”며 스스로 분석했다.

국내 일본여행 불매운동에 대한 이들의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한 일본 여행 관련 오픈 채팅방에서 8월 중순에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A 씨가 “점점 일본 여행에 대한 사람들 눈을 무시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해당 채팅방의 방장인 B 씨는 “왜 자신의 의지로 일본을 여행하는 데 대해 타인이 관여하는지 모르겠다”며 “물타기 하며 타인에게 일본 불매를 강요하는 것보다 자신의 가치대로 행동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또 다른 채팅방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C 씨는 “이러한 일본 불매 움직임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요즘 일본 관광지의 매출이 줄고 있는데 오히려 지금 가면 상인들이 고맙다고 한다”며 일본 여행을 독려했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자 최근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소규모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찾고 있다./카카오톡 캡처


일본 여행 거부 운동 이후 활동이 활발해진 오픈 채팅방의 대화 내용/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부 한국인 관광객들은 “정치적인 문제로 국민들이 직면한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실제 일본을 여행하면 정치와 주위의 얘기가 얼마나 다른지 느끼게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을 접한 다수의 여론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네티즌은 “솔직히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국적으로 일본에 관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값이 싸다고 ‘일본 가기 딱 좋네’ 등의 입장을 보이며 여행 인증 글을 올리는 사람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불매 운동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듯한 어투를 사용하거나 여행 후기를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엇이든 강요는 금물이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일본 여행을 가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정보를 구할 곳이 이곳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들을 이해를 바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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