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제조업의 단위노동비용지수는 129.9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를 작성한 2008년 1·4분기 이후 최고치다. 전기대비 증가율은 25.6%로 증감 폭도 역대 가장 높다. 단위노동비용지수는 한 단위의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비용이다.
단위노동비용의 상승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두자릿수 인상 폭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2018년과 올해 1·4분기 단위노동비용 지수는 전기대비 상승률이 20%대를 기록했다.
반면 노동생산성은 후퇴하고 있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지난해 3·4분기 111.7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 106.9로 2분기 연속 내렸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단위노동비용을 계산할 때 시간당 명목임금을 놓고 산출량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올해 1·4분기는 명목임금 상승률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생산성 제고 없이 높아지는 인건비 탓에 부진에 빠진 제조업의 회복도 요원하다. 노동생산성을 과도하게 넘어서는 노동비용 증가는 향후 성장세 둔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5월 우리나라에 노동생산성 향상을 촉구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폭은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한은도 낮아진 생산성을 우려하며 최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기존 2016~2020년 2.8~2.9%에서 2019~2020년 2.5~2.6%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 뿐 아니라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미흡한 점도 경제 전체의 생산성 향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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