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사에 부담을 주는 잘못된 감독 관행을 손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반갑다. 하지만 이 정도로 금융감독 혁신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종합검사의 경우 문제는 검사 통보를 언제 하느냐가 아니다. 남용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종합검사는 감독당국 직원 수십명이 금융사에 한달가량 상주하면서 강도 높게 진행한다. 피검 회사의 업무가 상당수 마비되기 일쑤다.
검사 대상 선정을 두고서도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건수 올리기 식 무리수가 일고 금융사 군기잡기용으로 오용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4년 전인 2015년 종합검사가 폐지된 이유다. 당시 금융당국은 낡은 금융관행 혁신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금감원은 선진국형 경영실태 평가 도입과 상시감사 강화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충분히 검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표명했다. 이렇게 큰소리쳐놓고 올해 다시 부활시켰으니 금융업계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관치금융이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이런 불안감이 검사일정 통보 시점을 변경한다고 불식되겠는가. 당국은 저인망식으로 검사하지 않으니 이전과 같은 폐해는 없을 것이라지만 업계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종합감사의 압박감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금융감독 혁신안이 안착하려면 무엇보다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금석은 종합감사가 금융권 옥죄기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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