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로 ‘영업이익 1조 클럽’ 상장사가 올해 30개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까지 겹쳐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20여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1조원대를 지키는 기업의 절반가량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18일 금융정보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현재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28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33개)에 비해 5개(15.2%) 줄어든 수치다. 에프앤가이드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증권사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컨센서스를 내놓은 상장사를 집계했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상장사는 2014년 24곳, 2015년 29곳, 2016년 34곳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2017년 32곳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33곳으로 늘었으나 올해 다시 4년 전 수준으로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호황에 힘입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했던 삼성물산(028260)·삼성전기(009150)·GS건설(006360)이 1년 만에 밀려나고 대우조선해양(042660)과 현대제철(004020)도 조선·철강 분야의 업황 둔화로 올해 1조 클럽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대비 반토막 실적이 예상되는 등 전기·전자, 에너지·화학, 제약·바이오, 철강, 건설, 조선 등 주요 제조업의 수익성이 대부분 악화돼 하반기 실적 반등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재에 최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는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무역환경이 좋지 않아 영업이익 1조원 상장사 수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