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최근 목 통증(경항통) 발생 6주 안에 2회 이상 침치료를 받으면 침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2년 안에 목 디스크 등으로 경추(목뼈) 수술을 받을 위험이 60% 이상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목 통증은 성인 인구의 30~50%가 매년 겪는데 3대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로 상당한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 방치할 경우 목 디스크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
◇1~2주 등 단기간에 침치료 끝낼수록 수술위험↓
하인혁 척추관절연구소장과 한동근 한의사 연구팀이 20세 이상 목 통증 환자 가운데 침치료군과 침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성·연령·소득 비슷) 각 5만여명의 건강보험 빅데이터(2004~2010년)를 활용해 이후 2년간 경추수술률과 수술위험도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경추수술을 받은 침치료군은 67명으로 대조군 168명의 약 0.4배였다. 침치료군의 경추수술률이 대조군보다 60% 낮다. 대조군의 경추수술률이 침치료군의 2.5배라는 얘기다.
특히 단기간에 침치료를 끝낼수록 수술 위험도가 낮았다. 2회 이상 침치료를 받은 시기가 통증 후 1주일이면 수술 위험도가 대조군의 0.341배, 2주 0.358배, 3주와 4주 0.368배, 5주 0.392배, 6주 0.397배였다.
한동근 한의사는 “목 통증 환자에 대한 침치료가 합병증·부작용·비용부담이 큰 경추수술을 예방해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침치료는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도파민 분비, 국소 혈류를 증가시켜 통증을 줄여주며 통증 부위 회복을 촉진한다. 또 근섬유를 확장해 근육·힘줄·인대 등 연조직의 경화를 억제한다.
앞선 연구에선 허리통증 환자에 대한 침치료가 요추(허리뼈) 수술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 소장과 고원일 한의사, 한의학연구원 신경민 박사팀은 요통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100만명 중 최근 2년 동안 없던 요통이 생겨 침치료를 받은 20~70대와 침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연령·성별·소득수준 비슷) 각 13만여명의 2년간 요추수술률 등을 비교분석했다. 요통이 주요 증상인 요추염좌 및 관절·인대탈구, 척추변형증, 허리 디스크 등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사람이 대상이며 만성요통 환자 등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6주 안에 2회 이상 침치료군에서 701명, 침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에서 1,104명이 2년 안에 요추수술을 받았다. 침치료군의 요추수술률이 37%(60대는 53%) 낮았다. 다만 20대는 별 차이가 없었다.
◇한방통합치료, 척추관협착증 통증 50~80% 이상 낮춰
하 소장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는 요통이 가벼운 경우 4~5회, 심하면 10회 이상 침치료를 하고 디스크·척추관협착증 등 원인에 따라 추나요법·약침·한약치료를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침치료만 최소 횟수(6주간 2회) 기준으로 분석했다”며 “침치료의 통증 경감과 기능 향상 효과를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요통은 근골격계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10명 중 6~7명이 평생 한 번 이상 겪는다. 대소변 장애, 다리 마비 등의 증상으로 빨리 수술을 해야 하는 마미증후군 같은 중증은 10%를 넘지 않으며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요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한방통합치료를 각각 8주, 16주 받으면 통증이 50%, 80% 이상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생한방병원 한의사들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통증관리가 중시되는 8주 내 단기치료에서는 벌의 독을 희석한 봉침과 약침을, 1년 이상 장기 치료에선 손상된 신경을 재생하는 한약을 꼽았다. 주로 쓰는 한약은 청파전·육미지황탕·독활기생탕, 약침은 ‘신바로 약침’이었다.
허리 디스크 환자 505명에게 평균 45일 동안 한방통합치료를 하고 평균 4년 3개월 동안 추적관찰했더니 대상자의 90%가 치료에 만족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의료진이 찢어진 디스크에서 유출된 수핵(젤리처럼 점성이 강함)이 치료 후 흡수될 것으로 예측한 505명 중 96%(486명)에서 수핵이 자연흡수돼 부피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보니 그중 45%는 절반 이상의 흡수율을 보였고, 70%는 재발이 없었다.
한방통합치료는 통증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약해진 근육·인대·뼈·신경을 강화시켜 통증의 원인을 치료하고 재발 위험을 낮춰준다.
근골격계질환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추나요법도 보통 2~3개월에 걸쳐 10회 정도 받으면 통증이 줄고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허리통증의 경우 1~2개월 안에 호전되고, 3개월 안에 90% 줄어든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비뚤어진 뼈와 관절·근육·인대를 손 등을 이용해 밀고 당겨서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해결하는 한방 수기요법이다.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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