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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0%-체감물가는 2.1%...'격차 6년만에 최대'

■한은 '소비자 물가인식' 조사

최저임금 인상 등 서비스물가↑

공공料·집값상승도 물가差 요인





지난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0.038% 하락해 1965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상승률은 2.1%로 집계돼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들의 체감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상승률 수준)은 2.1%로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달 말 기준 소비자물가상승률(0.0%)보다 2.1%포인트 높았다. 체감물가인식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과의 격차는 2013년 10월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소비자물가는 일상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460종의 가격 변화를 평균해 반영하지만 체감 물가는 소비자 개인이 접하는 몇몇 품목의 가격 변화에 좌우되는 탓이다.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차이가 큰 요인으로는 서비스물가의 상승이 꼽힌다. 국민들은 일상에서 접하는 개인 서비스 관련 비용을 직접적인 물가로 느끼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 52시간제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식당·미용실 등에서 인건비가 상승했다”며 “상승분이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면서 국민들의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식당 메뉴의 가격만 봐도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와는 딴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김치찌개 등 국민이 즐겨 찾는 음식 9개 중 7개는 1년 전 대비 모두 가격이 올랐다. 서울에서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지난달 평균 6,26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올랐다. 특히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고추장의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3.1%였다.



일반 국민의 소비가 많지 않은 품목들이 지표 물가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지표 물가는 특성상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지만 최근 소비 트렌드를 보면 필수지출 외에는 소비가 둔화되는 상황이다. 성 교수는 “가전제품 등 공산품의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으면 지표에는 물가가 낮아진 것으로 반영되지만 소비자들이 해당 제품을 사지 않으면 체감물가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세금 등 공공요금과 집값 상승 등도 체감물가와 지표물가가 차이 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건강보험료가 인상되고 양도세 등 세금 부담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을 크게 느꼈다는 분석이다. 한은의 지난달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의 42.1%가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주요 품목으로 공공요금을 꼽은 바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집값 상승으로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월 대비 2.2%포인트 높아졌지만 아파트 구매는 투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 변동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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