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영화판 두드리는 판소리…'서편제' 넘을까

'천년학''두레소리' 흥행실패 속

스포츠와 접목한 '판소리 복서'

민족의 흥·구수한 정서 담아내

조정래 감독 '소리꾼' 크랭크인

천민신분의 다사다난한 삶 조명

예술·대중성 모두 잡을지 주목

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컷./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지난달 21일 열린 영화 ‘소리꾼’ 대본 리딩 현장에서 조정래(오른쪽) 감독과 배우 손숙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제이오엔터테인먼트


오래간만에 판소리 영화 두 편이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최근 TV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리꾼들이 우승을 거머쥐고, 지역 문화축제에서 대중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판소리는 영화판에 아직 친근한 소재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 민족의 한을 담은 정통 판소리는 물론 복싱과 결합한 현대적 판소리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어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선 영화 ‘판소리 복서’가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혁기 감독이 자신의 26분짜리 단편 ‘뎀프시롤: 참회록’(2015년)을 장편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 드렁크’ 진단을 받은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가 친구 민지(이혜리 분)의 장구 소리에 맞춰 ‘판소리 복싱’을 개발해 다시 링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복싱과 판소리 가락을 결합한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판소리는 주로 민족의 한과 애환의 정서를 그리는 데 활용돼 왔다. 이번에는 스포츠 영화의 틀을 유지한 가운데 장구 소리로 복싱 스텝과 잽에 흥을 돋우고 판소리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코믹하고 구수한 분위기를 자아낼 예정이다.

조정래 감독은 영화 ‘귀향’ 이후 3년 만에 정통 판소리 영화 ‘소리꾼’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두레 소리’ 이후 두번째 판소리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대학 시절 판소리를 직접 배우고 고(故) 성우향 명창에게 무형문화재 8호 고법을 전수받을 정도로 국악 사랑이 남다르다. 이번 작품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천민 신분이었던 소리꾼들의 다사다난했던 삶을 조명한다. 또 한반도 전역을 무대로 지역 곳곳의 판소리를 담아낼 예정이다. 오는 23일 크랭크인 해 내년 상반기 개봉이 목표다.



조 감독은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 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국악인 이봉근을 주연 배우로 발탁했고 배우 손숙·김동완·이유리·김민준·박철민 등이 출연한다. 또 국악을 바탕으로 창작활동을 이어온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박승원이 음악감독을 맡아 영화 음악의 80%를 완성한 상태다. 제작진은 “그동안의 판소리 영화와 다르게 한의 정서를 뛰어넘어 가족의 희망을 그릴 예정”이라며 “판소리의 현대적인 아름다움까지 살리기 위해 박 음악감독을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1993년 ‘서편제’가 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 관객 100만명 동원 기록을 세운 뒤 후속 판소리 영화는 흥행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07년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은 누적 관객 13만 명에 그치며 3주 만에 종영됐다. 2012년 ‘두레 소리’도 관객 3만명에 머물렀다. 2015년 여류 소리꾼의 한을 다룬 영화 ‘도리화가’도 가수 수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대중 가수와 판소리의 괴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누적 관객 31만명이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심영섭 영화 평론가는 “그동안 판소리 영화는 ‘서편제’ 그림자 속에 한의 정서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참신한 기획이 어렵다 보니 시대가 갈수록 대중에게 외면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요즘은 판소리도 대중문화 장르에서 퓨전 국악 등 음악적으로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며 “민족 정서를 넘어 다양한 변주에 성공할 경우 판소리 영화도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