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을 잃어버려 최악의 경우 대회 출전이 무산될 뻔했던 재미동포 마이클 김(한국명 김상원)이 우여곡절 끝에 더 CJ컵(17~20일) 티잉 그라운드에 설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출발한 마이클 김은 몸은 문제없이 한국땅을 밟았으나 항공 문제가 발생해 골프백을 되찾지 못했다. 빨라야 16일(한국시간)에 백을 찾을 수 있고 어쩌면 대회 전 도착도 어려울 수 있다는 소식을 가지고 클럽 한 자루 없이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이클 김은 용품후원사의 도움으로 15일 오후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무사히 연습 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용품사 선수지원팀이 14일 선수의 골프백 분실 소식을 접하자마자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다.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전체 클럽을 선수 스펙에 맞춰 제작해야 하고 선수 이름이 들어간 투어백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 심지어 마이클 김이 사용하는 클럽 샤프트 옵션은 제주 투어밴에는 없는 스펙이었다. 결국 제주 현장팀이 서울팀에 지원을 요청했고 서울에서 샤프트를 구해 14일 밤10시에 항공 퀵서비스로 보냈다. 현장의 선수지원팀은 15일 아침 투어밴 오픈과 동시에 클럽 제작에 들어갔고 가까스로 연습 라운드 시간에 맞춰 골프백 세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마이클 김의 원래 골프백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자칫 대회에 나가보지도 못 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뻔한 상황이었다.
용품업체 관계자는 “평소 전 세계 선수들의 클럽 스펙(샤프트·토크·인치·헤드모델 등)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김은 지난해 존디어 클래식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승을 거둔 선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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