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백화점 아동 매출이 신장하는 의외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가 귀해지자 아이에게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주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10월 아동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신장했다고 17일 밝혔다.
아동 매출 중 특히 신생아 용품이 11.4% 성장했다. 올해 2·4분기 합계출산율이 0.91명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출산율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아이가 귀해지자 고급 제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이 같은 현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같은 제품이라도 최고급을 사려는 고객이 늘었다는 것이다. 유·아동 의류·용품 업체 또한 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이 분야 시장이 커졌다. 여기에 더해 아이가 한 명 태어나면 부모는 물론 조부모와 삼촌, 이모, 고모, 주변 지인까지 지갑을 여는 ‘텐 포켓’ 현상도 프리미엄 유·아동 시장을 키우는 데 한 몫을 했다고 신세계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같은 추세에 대응해 프리미엄 유·아동 라인업을 강화했다. 백화점 측은 “‘부가부’, ‘스토케’ 등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의 매출이 지속 신장해 휴대용 유모차로 유명한 ‘베이비젠 요요’ 신규 매장도 오픈했다”며 “지난 5월 프리미엄 유아용 카시트 전문 브랜드 ‘싸이벡스’의 첫 백화점 오프라인 직영 매장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신생아를 위한 화장품도 잘 팔린다. 기네스 펠트로 등 ‘스타맘’이 애용해 유명한 럭셔리 베이비 스킨케어 ‘누들앤부’는 로션 한 병이 3만8,000원일 정도로 고가지만 잘 팔린다. 100% 내추럴 유기농 화장품으로 문 난 ‘쁘리마쥬’는 100㎖ 용량 로션이 4만9,000원이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백화점 측은 전했다.
이 회사 상품본부의 박준호 아동팀장은 “출생률이 낮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프리미엄 신생아 용품 매출은 점점 오르는 추세”라며 “특히 아이의 몸에 닿는 제품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가장 좋은 것으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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