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전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첫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일본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4,650만달러(약 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내년 상반기부터 이곳에서 내철형 초고압변압기를 생산한다.
기존에 미쓰비시는 이 공장에서 외철형 초고압변압기를 생산했다. 외철형 초고압변압기는 철심이 권선 밖에 있는 구조로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크고 무거워 발전회사 등에서 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부피를 덜 차지하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내철형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내철형 초고압변압기는 현재 글로벌 변압기 시장 수요의 95%를 차지한다.
일본 미쓰비시는 수요 예측에 실패해 투자를 축소하게 된 셈이다. 효성중공업은 향후 해당 공장의 설비를 외철형에서 내철형으로 교체하고 증설하는 데 4,000만달러(약 470억원)를 추가로 투자한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투자 결정의 이유로 미국의 전력소비량이 계속 늘어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커지고 있는 점, 전력인프라의 노후화로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증가하는 점 등을 꼽았다.
효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국내 주요 초고압변압기 업체들에 40~60%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국 초고압변압기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다. 지난 200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후 주요 전력회사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효성은 이번 공장 인수로 한층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미국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국내 주력 사업장인 창원공장은 글로벌 기술개발센터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과 중동·아시아 시장 제품 생산에 주력하게 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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