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로 2.4%를 제시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 L자형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다소 낙관적인 전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1%대 추락을 예상한 민간 기관과 다소 시각 차가 있고 지난 7월 2.4~2.5%를 내다본 데서 크게 떨어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2.4%로 기존 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중무역갈등 1차 합의에 따라 불확실성이 덜어진다고 봤다. 다만 전망대로라면 2018년 2.7%에 이어 3년 연속 2%대 저성장이 굳어지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의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2.3%로 수렴되긴 하나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8일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낮추는 등 반등에 시간이 걸린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가 42개 투자은행과 신용평가사로부터 집계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2.2%다. 2.4%는 정부가 유일하다.
정부는 민간, 민자, 공공 등 3대 분야 100조원 투자와 코리아세일페스타시 부가세 10% 환급 등 소비 촉진 인센티브 도입을 통해 경기반등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미중 무역갈등이 1차 타결되면서 대외 여건이 개선된 흐름이라 정책적 의지와 시너지를 내면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율은 세계교역 회복 및 반도체 수출 개선 기대감으로 내년 3.0%로 예상했다. 올해 -10.6%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다만 반도체 ‘업턴’(상승국면)과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뎌진다면 이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경상수지는 올해 580억달러 흑자에서 내년 595억달러 흑자로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올해 7.7% 감소에서 내년 5.2% 증가로 전환하나 건설투자는 올해 -4.0%에 이어 내년(-2.4%)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취업자 증가는 올해보다 3만명 낮은 25만명으로 목표를 잡았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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