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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으로 효율·스피드 경영...'유통 명가' 위상 되찾는다

■롯데 유통사업 조직개편

슈퍼·백화점·이커머스 등 대표 통합

5개 사업 시너지 위해 초강수 둬

호텔&서비스는 재무 전문가 투입

호텔롯데 상장 등 숙원 해결 포석





이번 롯데그룹의 핵심인 유통사업 부문이 ‘원톱 체제’로 전환하는 초고강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유통비즈니스유닛(BU) 아래 5개사 대표이사가 있던 체제를 버리고 BU장이 5개 부문장을 통솔하는 ‘지휘체계 단일화’를 통해 스피드 경영 체제 구축에 나선다. 오프라인 유통 위기와 이커머스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호텔·서비스BU와 식품BU 역시 위기돌파를 위한 체제로 변모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유통사업 부문에 발신한 메시지는 ‘비효율 제거와 스피드 경영’인 셈. 롯데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원톱 경영으로 ‘스피드 업’=롯데쇼핑은 백화점, 마트, 슈퍼, 이커머스, 롭스 등 5개 사업을 원톱(one top) 대표가 총괄하는 통합법인으로 재편한다. 기존에는 5개 사업마다 대표이사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사업부장이 각각의 사업을 챙긴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경영 효율을 높이고 통합 시너지까지 내기 위해 통합법인 재편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 롯데쇼핑 사업 중 마트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슈퍼와 이커머스도 신통치 않은 상태다.

기존 롯데백화점 대표에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강희태 부회장은 유통BU장과 재편된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는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 결정권을 갖게 된다. 동시에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돼 사업 운영만을 맡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미래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단계 축소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확보, 급변하는 환경 속에 유통 분야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존 5명 대표 중 문영표 부사장이 롯데마트 사업부장으로 유임된 것을 제외하고는 4개 사업부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백화점 사업부장에는 황범석 롯데홈쇼핑 전무가, 슈퍼 사업부장에는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가, 이커머스 사업부장에는 조영제 롯데지주 전무, 롭스 사업부장에는 홍성호 롯데백화점 홍성호 전무가 각각 선임됐다.

황 백화점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상품본부에서 상품총괄, MD전략 등의 업무를 거쳐 여성패션부문장을 역임했다. 2015년 홈쇼핑으로 이동해 패션부문장, 영업본부장을 역임하고 2018년부터 ‘백화점의 꽃’이라는 상품본부장을 맡았다. 남 슈퍼 사업부장은 롯데마트로 입사해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마케팅전문가다. 이후 상품본부장, MD본부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마트의 영업을 총괄하는 고객본부장을 수행했다. 조 이커머스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이커머스 부문장, 기획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부터는 롯데지주 경영전략2팀장을 맡아 롯데 유통사업의 전략을 총괄했다. 홍성호 롭스 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2013년부터 6년간 FRL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9년 다시 롯데백화점으로 이동해 영남지역장을 지냈다.



◇재무 전문가 투입…상장 포석=재무통인 이봉철 사장을 신임 호텔&서비스BU장으로 선임한 것은 호텔롯데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호텔 상장은 롯데그룹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신임 이 BU장은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을 맡아 그룹의 재무 업무를 총괄하던 인물이다. 정통 재무통인 만큼 호텔 상장 추진에는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얘기가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이 BU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재무 업무 등을 맡다 2012년에는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했다. 2014년부터 그룹 재무혁신실장으로 일하며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끌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의 보임으로 호텔&서비스BU는 호텔롯데 IPO 등 산적한 현안을 속도감 있게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U장과 함께 호텔롯데 수장도 교체했다. 신임 대표는 김현식 전무다. 1988년 입사해 마케팅부문장, 기획부문장, 롯데호텔서울 총지배인 등을 거쳤다. 이후 해외운영본부장을 맡아 현재까지 롯데호텔의 글로벌 전략을 담당했다. 호텔신라와 롯데호텔에서 37년간 몸을 담은 호텔전문가 김정환 대표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롯데호텔의 글로벌 확장을 주도함에 따라 유임이 예상됐으나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물러나게 됐다. 김 대표는 시그니엘과 L7 브랜드를 론칭하고 디지털 전환을 이끌며 글로벌 호텔체인으로의 도약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롯데월드 신임 대표엔 최홍훈 전무가 내정됐다. 최 대표는 롯데월드로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최초의 ‘공채 출신 대표이사’로 기록됐다. 이밖에 롯데상사 대표는 정기호 상무가,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대표는 최세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맡게 됐다.

한편 식품BU장은 유임된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 각자 대표이사 체계에서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이영구 대표이사 단일 체제로 통합됐다. 기존 김태환 롯데칠성 주류부문 대표는 실적 부진 등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롯데그룹 측은 “음료와 주류의 유통, 생산, 판매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맹준호·허세민·박형윤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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