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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본시장 키워드는 ‘L·A·R·G·E’... 대형 PEF 약진 빛났다.

키워드로 본 올해 자본시장 결산

올해 자본시장 및 투자은행(IB) 업계를 지배한 키워드는 ‘대형화(LARGE)’였다. 신규 펀드 모집에 나선 국내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잇달아 자체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덩치를 키웠고 아시아나항공·웅진코웨이·롯데카드 같은 조(兆) 단위 거래도 줄줄이 성사됐다. 대체투자 분야에서는 국내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10조원이 넘는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내년에는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돼 덩치가 커진 PEF가 ‘메가딜’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체급 키운 라지(Large) 캡 펀드, 대형 딜 독차지=올해 진행된 대형 인수합병(M&A)에서는 유독 PEF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몸값이 1조4,000억원에 달한 롯데카드 인수전에서는 국내 1·2위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맞붙어 우여곡절 끝에 MBK가 승리를 따냈고 린데코리아(IMM PE), SKC코오롱PI(글랜우드PE), LG CNS 소수지분(맥쿼리PE) 등에서도 모두 PEF가 딜을 주도했다.

국내 한 PEF 운용사 대표는 “매각 측 사정으로 기업가치를 깎기 어려웠던 웅진코웨이나 산업은행이 전략적투자자(SI)로 입찰 자격을 제한한 아시아나항공 정도를 제외하면 굵직한 매물들은 모두 PEF 손으로 넘어갔다”며 “내년에도 국내외 기관투자가 자금을 쓸어 모은 PEF가 구조조정 목적의 대기업 매물 거래를 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BK가 내년 상반기 중 60억달러(약 7조원) 규모 5호 펀드를 모집 마감할 예정이며 한앤컴퍼니는 지난 9월 국내 투자 전용으로는 역대 최대인 3조8,0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를 클로징했다. IB 업계에서는 내년 CJ와 두산, 롯데 등이 내놓을 매물을 주목하고 있다.

◇구조조정 신호탄 오른 에어(Air·항공) 산업=출혈경쟁을 펼쳐 온 항공산업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양대 국적항공사 중 한 곳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이 금호그룹에서 벗어나 연내 HDC현대산업개발 품에 안길 예정이다. HDC는 아시아나 구주 지분(31.05%) 인수 가격을 제외하고도 2조원가량을 신규 투자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경우 한때 1,000% 육박했던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200%대로 낮아져 단숨에 대한항공을 위협하는 우량 항공사로 재탄생한다. 항공 시장을 뒤흔들 ‘메기’가 등장하는 셈이다.

메기 효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전에 참여했다 탈락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지분 경영권을 최근 695억원에 매입해 저비용항공사(LCC)에서도 구조조정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제주항공 역시 1,000억원대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티웨이항공 등 다른 항공사가 내년 중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뜨거웠던 리츠(REITs)…유동자금 흡수=올해는 리츠 등 부동산 펀드에 막대한 자금이 몰리면서 대체투자 분야에서 리츠가 확실한 기대주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마트와 백화점 등 10곳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롯데리츠는 상장 이후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서울스퀘어와 강남N 타원, 삼성SDS타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NH프라임리츠도 일반공모 청약에서 317.62대1을 기록할 만큼 흥행했다. 이밖에도 오피스 빌딩과 백화점, 물류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규모가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막대한 자금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츠에 갈 곳을 잃은 개인 투자자금 등이 몰리면서 비(非)우량 오피스가 고평가 받는 등 거품이 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넥슨부터 넷마블까지…게임(Game) 회사 생존 ‘몸부림’=막대한 현금을 쌓아뒀던 게임사가 ‘이종(異種)’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 게임 업계가 최근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현금 흐름이 나오는 회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사례가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전. 초기만 해도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넷마블은 대다수 입찰 후보자들이 판에서 철수한 막판에 등장해 1조9,000억원대 가격을 써내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넷마블은 이후 게임과 구독경제를 융합하겠다는 청사진까지 내놨지만 이후 실사 과정에서 웅진 측과 이견을 보여 2달 넘게 거래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끝내 무산되기는 했지만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의 회사 경영권 매각 시도도 성장 엔진이 차갑게 식은 게임 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넥슨 매각이 조만간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엑시트(Exit·자금회수) 성공으로 몸값 올리는 PEF=PEF의 잇따른 엑시트(자금회수) 성공도 올해 자본시장을 상징한다. 토종 사모펀드는 투자에 능하지만 엑시트에는 약하다는 고정 관념을 깬 것이다. MBK가 3월 코웨이를 웅진그룹에 1조6,831억원에 되판 뒤 최근 대성산업가스를 호주 맥쿼리그룹에 2조5,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전통의 강자로서 위용을 뽐냈고 IMM PE도 태림포장을 7,300억원에 매각하면서 기업가치 1조원 규모 경영권 인수(Buy-out) 투자에 성공한 사모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유니슨캐피탈은 공차를 미국계 사모펀드인 TA어소시에이츠에 3,500억원에 매각했고 VIG파트너스는 1,000억원에 매각한 삼양옵틱스를 통해 투자원금 대비 3.5배의 수익을 올렸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서일범·김상훈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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