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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한진家 '남매의 난' 현실화…조현아 "동생, 한진그룹 운영 유훈과 달라"

11월 임원인사서 5년 만의 복귀 무산되자

'불통' 명분으로 조원태 회장 공격 나서

지분율 6%대에 이명희 고문 등과 규합해 세 과시

내년 3월 주총 앞두고 남매간 갈등 본격화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서울경제DB




한진그룹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막을 올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유훈을 따르지 않고 주주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며 불통(不通)을 명분으로 공격에 나섰다. 내년 3월 그룹 경영권의 명운이 걸린 주총을 앞두고 세를 과시하는 한편 그룹 경영 복귀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선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조원태 대표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거듭된 요청에도 사전 협의도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두 가지 복안을 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본인의 복귀에 대한 요구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29일 임원 20%를 줄인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항공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5년만의 복귀를 예상했다. 하지만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다.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기내 소란을 일으키며 이륙 준비 중이던 항공기를 멈춰 세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심 판결에서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 등이 유죄 판단을 받아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그러나 2심과 대법원에서 항로 변경 부분은 무죄 판결이 나고 승무원 폭행 혐의 등만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잠시 복귀했지만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칼(180640) 전무(당시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한 달도 못돼 사퇴한 바 있다.

현재 조원태·조현아·조현민 3남매는 아버지 고(故) 조양호 회장의 상속 지분에 대한 세금 납부를 위한 실탄이 필요하다. 어떤 식으로든 회사에 적을 두고 급여를 받아야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조 회장은 누나에게 주요 요직을 줄 가능성은 낮다. 특히 땅콩회항으로 회사에 치명상을 입히고 KCGI의 경영권 분쟁의 빌미를 제기한 인물이란 점에서 복귀는 더욱 힘든 상황이다.





조 전 부사장 측 역시 회사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포문을 연 것은 ‘주요 주주’로서 대우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 측의 입장문을 보면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적었다. 주주로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겠다는 의미다.

현재 한진칼은 누구하나 압도적인 지분율을 확보했다고 보기 힘들다. 사실상 ‘삼국지’에 가깝다. 우선 조원태 회장(6.52%)과 조 회장의 백기사인 델타항공(10%)이 16.52%를 보유 중이다. 이에 대응하는 조현아(6.49%) 전 부사장과 조 부사장 측에 힘을 싣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를 합치면 18.27%다. 여기에 최근 등장한 반도건설(6.28%)이 이명희 고문 측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치면 24.55%다. KCGI(15.98%)보다 더 지분율이 높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완료돼 내년 정기주주 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조 회장 일가와 2대 주주인 KCGI 간 힘겨루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내년 주총 표 대결에서 조 회장 측이 진다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 조 전 부사장 측의 지분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조 회장 측에 전한 셈”이라며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손을 잡지 않더라도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향후 복잡한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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