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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제3세력 몸값 키운다지만…"조원태 회장, 경영권 잃을 가능성은 희박"

조원태 vs 조현아로 주주간 합종연횡 전망

3월 주총서 KCGI·반도 캐스팅보트 거론되지만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되더라도 이사회 공고해

"급한 쪽은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분석도

조원태(왼쪽)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사장 간의 ‘남매의 난’이 격화하면서 관심은 이제 내년 3월 주주총회로 쏠린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걸려있고 일각에서는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한다. 주요 주주가 압도적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해 주총에서 주주 간 표 대결이 예정된 만큼 제3세력으로 분류된 행동주의 펀드 KCGI와 반도건설 의 몸값도 급등하는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사내이사 재선임에 실패하더라도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오히려 급한 쪽은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몸값 키우는 제3세력=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180640) 주주 구성은 조 회장(6.52%)과 그의 백기사로 평가 받는 델타항공(10%), 이에 대응하는 조현아(6.49%)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그리고 KCGI(17.29%)가 3대 축이다. 여기에 중립인 것으로 평가 받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8%대까지 지분율을 늘린 것으로 보이는 반도건설로 구성된다. 국민연금은 4%대 지분율이다.

내년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 이사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연임에 실패할 수 있다. 당사자인 조 회장을 포함해 누구 하나 압도적 지분율이 아니란 점에서 KCGI와 반도건설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몸값이 치솟는 모습이다. 한때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한진칼 주가가 급락해 투자손실 우려도 나왔던 KCGI는 한진가 남매가 다퉈 주가가 급등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는 형국이다.

다만 KCGI가 과연 조원태 회장이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을지는 의문이다. KCGI는 양측 모두에 대해 ‘낙후되고 후진적 지배구조의 원인’이라고 지목한 바 있기 때문이다. KCGI는 조원태 회장 선임이 적법한지에 대해 소송을 내기도 했다. 주총 안건에 따라 KCGI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지만, 자칫 기존 자신들의 주장을 부정하며 ‘투자 차익만 노리는 세력’으로 비쳐질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반도건설은 이미 조현아 전 부사장 측으로 분류된다. 과거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공사를 많이 하며 이명희 고문 측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투자가 목적인 만큼 독자적 목소리는 힘들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 체제 흔들릴 가능성 낮아=관심은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 경영권을 잃느냐다. 냉정하게 보면 경영권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한진칼은 주식회사이고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통해 이뤄진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됐다. 내년 주총에서는 조 회장을 비롯해 사외이사인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의 재선임 안건이 안건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표 대결이 펼쳐져 조 회장 측에게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 사내이사에 재선임되지 못할 수 있다. 사외 이사회 1인도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사회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66.6%)은 기존과 같다. 현재 이사회 의사결정 체계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셈이다.

상법상 사내이사는 회사에 상시적으로 출근(상근)하면서 회사의 업무(영업)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이사회에 출석해 의사결정에 참가하는 이사를 말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근이 추천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조 회장 측에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사내이사 후보로 나설지는 의문이다. KCGI 측은 사외이사 한 자리 정도를 가져갈 가능성은 있다. 기존 경영 체제를 견제할 수는 있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조 회장 측이 경영권에 심대한 타격이 없다면 급한 쪽은 지분율을 무기로 조 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명희 고문이다. 땅콩 회항이라는 원죄가 있는 조 전 부사장 측이 KCGI나 국민연금 등 다른 주주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총 때마다 등장해 경영층을 괴롭힐 수 있지만 얻어갈 수 있는 실익은 낮다.

여기에 조 회장과 이명희 고문은 공동명의로 “가족 간 화합해 유훈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30일 냈다. 외부로 가족 간의 갈등을 표출해 내년 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에게 공격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도인데 힘을 합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통과되지 않는다고 해서 경영권을 뺏기는 것은 아니다”며 “주요 주주가 각자 유리한 판세를 짜기 위한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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