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미국이 누리고 있는 자본주의와 경제체제가 근본적인 위험에 빠질 것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환경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성장계획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델라 CEO의 발언은 MS가 오는 2030년에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해 2025년까지 10억달러(약 1조1,600억원) 규모의 ‘환경개선펀드’를 조성한 뒤 관련 신기술을 개발해나가겠다고 선언한 직후 나온 것이다.
나델라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적은 인간과 지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수익성 있는’ 해결책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핵심 포인트는 ‘수익성’이지만 지구와 인류가 직면한 ‘문제’ 역시 중요한 키워드”라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가 수익사업으로 진행되지만 최종 목표는 ‘환경 지속가능성’을 가진 기업이라는 것이다.
나델라와 함께 출연한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도 MS의 친환경 프로그램이 “좋은 수익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매우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러한 투자는 근본적으로 비즈니스 수익을 목표로 하며 우리는 그것을 매우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와 이를 통한 지속가능 경영에 관심을 가진 기업과 경영자는 나델라뿐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미국 200대 기업 CEO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기업의 목적’을 주주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이슈까지 포함하는 내용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수익 위주에서 벗어나 환경을 포함한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행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MS 발표 이틀 전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가 투자 결정을 할 때 기후변화 관련 대응을 주요 지표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핑크 CEO는 주요 기업에 보낸 연례 서한에서 “투자를 결정할 때 환경 지속가능성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며 “석탄생산 기업을 포함해 환경 지속가능성 관련 높은 위험을 지닌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는 고객들이 제기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이니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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