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그룹의 2인자 호세비센테 데로스 모소스(사진) 제조·공급담당 부회장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방문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방문하는 것으로 ‘생산절벽’ 위기에 놓인 르노삼성에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모소스 부회장은 29일부터 이틀간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경영진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연초 글로벌 생산기지를 돌아보는 정기적인 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지난해 부산공장 방문 당시 그가 보였던 행보에 비춰보면 이번 방문에서 부산공장의 생산능력 등을 점검해 수출용 ‘XM3’ 생산물량 배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모소스 부회장은 지난해 2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은 르노그룹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며 “생산비용이 더 올라가면 미래 차종 및 생산 물량 배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노사 간 갈등이 장기화되며 파업이 이어졌던 것에 대한 ‘경고’였다.
르노삼성 노사는 그가 다녀간 후에도 갈등을 이어왔다. 노조는 2019년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해 12월20일부터 파업을 벌여오다 최근 잠정 중단했다.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율이 20%대까지 떨어질 정도로 지지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생산절벽에 대한 우려도 컸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집중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만드는 수출용 닛산 ‘로그’는 오는 3월 생산이 종료된다. 로그는 연 10만대에 달하는 생산 물량으로 부산공장의 수출 절반가량을 차지해왔다. 이미 지난해 35% 물량이 줄면서 르노삼성의 지난해 판매는 23.5% 급감한 16만4,941대에 그쳤다. 이는 국산차 업계 중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로그를 대체할 일감을 확보하지 못하면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게 되는 상황이다. 르노 본사는 지난해 콤팩트스포츠유틸리티차량(CUV) ‘XM3’ 유럽 수출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르노삼성의 불안한 노사관계를 문제 삼으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임단협이 잘 마무리돼야 XM3의 물량 확보에도 유리할 것”이라며 “모소스 부회장이 이번 방문에서 노사갈등과 물량배정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사는 다음달 4~7일 집중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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