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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 삼성 파운드리, 美·中 덕에 날아오르나

코로나 19 영향으로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반사이익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TSMC의 점유율 낮아질 가능성 커

삼성전자 V1 라인 전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과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와중에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관련 사안으로 되레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중국 난징·상하이 공장 가동 차질이 우려되는 데다 미국의 제재로 TSMC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화웨이의 반도체 물량 수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퀄컴의 신규 물량을 수주한데다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스마트폰 사업부의 지원으로 순항이 예상된다.

22일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주요 고객사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중 화웨이 비중을 줄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상무부가 미국산 장비로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할 경우 미 당국의 승인을 받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소식이 전날 알려지자 단행한 조치다. 로이터 통신 등은 미국 상무부의 조치에 대해 “TSMC가 화웨이로 반도체를 출하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등 TSMC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TSMC로서는 화웨이가 애플, 퀄컴과 함께 최대 고객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 같은 거래 감소에 따른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TSMC의 초미세공정에서 하이실리콘(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이 발주한 물량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화웨이-TSMC’간 중화권 동맹이 공고해지는 추세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TSMC 매출의 10% 가량(약 35억달러)을 하이실리콘이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19는 TSMC에게 또다른 악재다. TSMC는 중국 난징에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상하이에는 8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인데 이들 공장 또한 중국 내 물류차질 등으로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코로나19로 매출기준 중국의 올해 1·4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울상을 짓게 한다. 이 같이 중국 시장이 위축될 경우 화웨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외에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의 TSMC향 AP 발주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게 호재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7%로 1위이며 삼성전자(17.8%), 글로벌파운드리(8.0%), UMC(6.8%) 순이다. 지난해 1·4분기와 비교해 TSMC의 점유율은 4.6%포인트 상승한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3%포인트 하락했다. 화웨이와 애플 외에도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큰손들이 TSMC에 물량을 대부분 맡기는 반면 삼성전자는 자사 IM(IT&모바일) 사업부의 AP 물량외에 IBM의 메인프레임용 중앙처리장치(CPU) 등 확보 물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금과 같이 TSMC와 화웨이 간의 공조가 균열되고 애플이 코로나19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시설 차질로 실적 전망치를 낮출 경우 TSMC의 점유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최신 이미지 센서인 ‘아이소셀 브라이트 HM1’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5G 무선 데이터망에 연결하는 퀄컴의 ‘X60’ 모뎀칩 물량을 수주해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중국 시장 비중이 미미해 코로나 19에 따른 타격이 제한적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설계한 이미지센서나 디스플레이드라이버IC(DDI) 등이 탑재되는 만큼 파운드리 사업부의 이익도 증가한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에 기술적인 문제로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865’를 탑재했지만 AMD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 제휴 등으로 수년내에 엑시노스의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AP 기술력이 높아지면 파운드리 사업부 이익도 증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모바일 CPU 코어 자체 개발을 목표로한 ‘몽구스 프로젝트’를 중단하며 GPU나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때 글로벌 AP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 엑시노스는 수년전부터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비교해 CPU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GPU 부문 경쟁력은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퀄컴이 10년전 AMD로부터 모바일 그래픽 부문을 인수해 자체 GPU인 ‘아드레노’를 AP에 탑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ARM의 GPU ‘말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AMD와 협력해 GPU 개발 등에 나설 것이라 밝혔지만 제품 생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일 이달 본격 가동을 시작한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찾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안팎에 드러낸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지난해 우리는 이 자리에 시스템반도체 세계 1등의 비전을 심었고 오늘은 긴 여정의 첫 단추를 끼웠다”며 “이곳에서 만드는 작은 반도체에 인류사회 공헌이라는 꿈이 담길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박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찾은 V1 라인은 삼성전자의 첫 EUV 전용 라인으로 최근 본격적으로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 들어갔다. 해당 라인은 향후 7나노부터 3나노까지 차세대 파운드리 주력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해당 라인을 짓는 데 약 60억달러를 투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관련 사업부를 분사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과 퀄컴 등은 자체 AP ‘엑시노스’를 생산 중인 삼성전자에 지적재산권(IP)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로 파운드리 물량 맡기기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해 지난 2017년 기존 시스템LSI 사업부를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하는 ‘시스템LSI’와 제조 중심의 ‘파운드리’ 부문으로 각각 분할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파운드리 분사와 관련해 지난달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를 목표로 한 ‘반도체 2030’ 달성을 위해서는 언젠가는 분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꾸준히 제기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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