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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천지 아니에요”···엄한 곳 들쑤시는 ‘가짜 신천지 리스트’

“위장교회 찾자”...‘신천지 위장교회 리스트’ 떠돌아

일부 정보 실제와 달라...억울한 항의 받는 시민도

자율학습 중인 학원 불쑥 방문해 “신천지 아니냐!”

1,100곳 교회 목록 공개에도 시민들은 여전히 불신

“과도한 신천지 비난 사태 해결에 악영향” 분석도

26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딩에 ‘신천지 위장교회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안내문이 붙어있다./독자 제공




“당신들 신천지 위장 교회인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어.”

지난 22일 인천 미추홀구의 K학원에는 다짜고짜 한 남성이 들이닥쳤다. 그는 인터넷에서 이 학원이 신천지 위장교회로 운영되는 걸 봤다면서 원장의 만류에도 모든 교실 문을 열어젖히며 난동을 부렸다. 당시 자율학습을 하던 학생들은 갑자기 벌어진 소동을 겁에 질린 채 바라봐야만 했다. 이곳은 7년째 학원으로 운영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커진 가운데 신천지교회가 신도·교회 목록 등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일부 시민들이 과도한 신상털이에 나서면서 허위 정보 확산, 상인들 피해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K학원이 입주한 빌딩에는 건물 승강기 등에 ‘이 건물은 신천지와 무관하다’ 취지의 공지문이 붙었다. 허위 정보를 접한 인근 시민들이 항의 방문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해당 건물 경비원은 “몇 년 전 신천지 교회가 있었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바뀐 지 오래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관할 구청과 경찰에서도 신천지 위장 교회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 실사를 나왔다. K학원 원장 S씨는 “몇년 째 학생들을 보낸 학부모들조차도 신천지교회 맞느냐고 확인 전화가 오는 지경”이라며 “이제 곧 신학기 맞아 등록이 많은 시기인데 수강생이 줄어들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상인들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빌딩 1층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는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데 있지도 않은 신천지 교회로 사람들이 더 안 오게 생겼다”고 불만을 표했다. 두 곳 빌딩은 모두 한 기독교 단체에서 생산한 ‘위장교회 67곳 리스트’에 오른 곳이다. 최근 이 리스트는 SNS, 인터넷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천지교회는 지난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 1,100곳의 교회 목록을 공개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체 확보한 명단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27일에는 한 시민단체가 정부에 집회장과 신도 숫자를 축소했다며 신천지교회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불안한 시민들은 위장교회 목록을 온라인 등에 공유하고 관련 앱까지 만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신천지교회에 대한 혐오 여론이 문제 해결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천지교인들은 자신들 공동체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적극 협조하는 게 현명하다”면서 “다만 신천지 해체, 종교의 자유 박탈 등의 과격한 주장은 오히려 이들을 숨게 만들면서 공공보건이나 국민건강 측면에서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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