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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 강도 사상최고 왜?] 불확실성·커진 자금·패시브전략 탓...外人 연일 '패닉 셀'

'코로나 팬데믹'에 투자심리 악화

'코스피 시총 40%' 비중조절 나서

패시브 투자로 대형주에 돈 쏠려

시장 불안 땐 변동성 키우는 요소

“외인 매도세 진정돼야 안정찾을것”

美증시 7% 급락…서킷 발동까지





국내 주식시장이 또다시 폭락하면서 8년5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에 유가 붕괴까지 겹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은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때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패닉셀(공황매도)’에 나섰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3.87%(73.94포인트) 떨어진 1,834.33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808포인트까지 떨어지면서 2015년 8월25일(1,806) 이후 장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5.39%(32.12포인트) 폭락한 563.49로 마감해 지난해 8월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 전체의 상장종목 2,251개 중 94%인 2,120개가 이날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 나섰지만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의 경기 부양책이 나오자 않자 실망감이 커지면서 폭락장이 연출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200선물이 기준가격보다 5% 넘게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변동성지수가 43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공포가 장을 지배했다. 국내 증시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2011년 10월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미 증시도 전날에 이어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일 5.86%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 개장 직후 1,600포인트(약 7%) 떨어졌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이날 장 초반 6% 이상 폭락세로 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9일에 이어 사흘 만에 또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올 1월 올해 고점인 2,267포인트에서 19%나 후퇴했다. 코스피가 1,830선까지 후퇴한 것은 외국인의 ‘패닉 셀’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8,909억원을 팔아치웠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는 총 8조9,9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국내 증시 폭락장을 주도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2011년 8~9월(5조9,000억원)보다 매도세가 강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미국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며 코스피가 900포인트까지 폭락했을 당시인 2008년 9~11월 동안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보였던 순매도(8조9,200억원)도 뛰어넘었다.



증권가에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추가 반등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총 시가총액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38.43%에 달한다. 10년 전인 32.08%(2010년 2월26일 기준)에 비해 6.3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우리나라 증시가 외국인투자가의 불확실한 수급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국내 투자자가 주도한 것은 2005~2007년 주식형 펀드나 적립식 투자 등이 유행했을 때밖에 없다”며 “시장 주도권을 외국인이 계속 쥐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에는 외국인들의 패시브 자금이 다시금 우리나라 등 신흥국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중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 등 ‘패시브 투자’를 활용한 투자자가 많다는 것도 급락장에서 유독 외국인 매도세를 강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패시브 투자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방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패시브 투자가 액티브 투자보다 시장 변동성을 더 키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패시브 위주 시장의 경우 전체 시장 지수에 비례해 자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폭락장이 나타날 경우 액티브 펀드 위주의 시장에서보다 더 많은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외국계 패시브 자금이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에 쏠리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패시브 투자에서는 시장 시가총액에 비례해 종목별로 자금을 배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과 달리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를 중심으로 돈을 투자하면서 외인 자금에 따른 변동성이 더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사상 최대급의 강한 매도에 나서며 국내 증시를 옥죄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도 코스피 눈높이를 대폭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전망 하한을 1,800포인트로 낮추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신용 위험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확산된다면 코스피가 1,7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를 8%에서 7%로 하향한 데 따른 것이다. ROE 전망을 낮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의 수익성·자본생산성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뜻이다. 삼성증권도 이날 “소비와 생산활동 둔화로 글로벌 성장이 악화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성장률을 3.2%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며 코스피의 1개월 내 단기 저점으로 1,850을 제시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위험자산 투자 ‘벤치마크’인 미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여야 외국인의 매도 랠리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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