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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첫판부터 '다 깐' 부부의 세계에 시청자가 빠져든 이유





보통의 불륜극과 다르다.

배우자가 과연 바람을 피는 것인지 아닌지, 불륜의 상대는 누구인지, 첫 회부터 모든 진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승승장구 중이다. 시청률은 단 4회 만에 15%를 넘어섰고, 시청자 반응도 폭발적이다.

‘부부의 세계’는 보통의 드라마라면 마지막회에 나와야 할 장면을 초반에 모두 몰아쳤다. 강도 높은 불륜과 상간녀의 임신, 이를 방관하는 주변인, 지선우(김희애)의 맞바람 등 보여줄 수 있는 패는 이미 다 깐 느낌이다.

하지만 극적 긴장감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언뜻 보면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지선우와 이태오(박해준)의 이혼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하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협박용 외도로 지선우에게 이용당한 손제혁(김영민)과 바람을 눈치 챈 그의 배우자 고예림(박선영), 이태오에게 ‘아이를 지웠다’고 선언한 상간녀 여다경(한소희), 민현서(심은우)의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 등 지선우의 복수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인물은 많다.

지선우를 둘러싼 주변인들이 어떤 식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상황도 극의 흥미를 더한다. 지선우의 친구 설명숙(채국희)은 겉으로는 지선우 편인 척 하지만 은근히 그녀의 몰락을 바라며 이태오를 돕고 있다. 결국 갈등은 터졌다. “이중첩자, 언제까지 할 거니?”라고 묻는 지선우 일침에 설명숙의 얼굴빛은 180도 변했다.





‘부부의 세계’라는 타이틀에 알맞게 ‘불륜=이혼’이라는 공식이 당연시 여겨지지 않는 점도 시청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주변인들은 “잠자리는 남자에게 배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혼으로 지난 세월 동안 쏟아 부은 내 정성을 허공에 날리긴 싫다” 등의 대사로 지선우의 마음을 약하게 만드는가 하면, 아들 이준영(전진서)은 아버지의 불륜을 눈치 챘지만 “전학가기 싫다”며 지선우에게 은근히 부모의 이혼이 싫음을 어필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최대한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천천히 칼을 가는 지선우의 ‘계산속’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지선우는 지금까지 아들에 대한 애정, 가정에 대한 책임감 등으로 흔들렸지만, 친모의 장례식장에서도 밀회를 즐기고 아들이 직접 목격할 정도로 대담한 애정 행각을 벌여온 남편의 모습에 “이태오 그 자식만 내 인생에서 깨끗이 도려내겠다”며 반격의 서막을 예고했다.

‘부부의 세계’는 불륜’이라는 소재를 단순히 과정과 결과의 방식으로 나열하기보다 이를 둘러싼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입체감 있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여타 다른 불륜극와 차별화한 매력을 지닌다. 또 실제로 사랑만이 전부는 아닌 관계와 가족, 인생이 걸린 ‘부부의 세계’를 치밀하게 표현해내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시청자들은 지선우의 짜릿하고 통쾌한 복수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인물 한명 한명이 보여주는 각자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가지고 있다. ‘부부의 세계’가 막상 불륜 드라마가 아닌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마 이렇듯 복잡다변한 인간 군상을 ‘제대로’ 표현해내는 것에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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