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올랐던 면역 항암치료제 개발 기업 신라젠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서 상장 폐지의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는 회사의 상장 유지에 문제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심사 과정으로, 추후 심사 결과에 따라 신라젠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 지난달 4일부터 이어진 주권매매거래정지도 상장폐지 심사가 결정될 때까지 연장된다.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는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9일 구속 기소된 상태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거래소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된 후 기업의 계속성이나 경영의 투명성, 시장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기업의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할 수 있다.
신라젠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됨에 따라 거래소는 15영업일(다음달 10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신라젠이 이 기간 내 개선계획서를 낼 경우 제출일로부터 20영업일 이내로 기업심사위의 심의가 연기된다. 이후 기업심사위 심의 결과가 상장폐지로 나오면 그다음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절차를 거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상장폐지가 의결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코스닥시장위의 심의가 다시 열리게 된다. 최종 상장폐지 결정까지는 최대 2년 반가량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만일 심의 결과가 개선기간 부여로 나올 경우에는 개선기간 종료 이후 다시 기심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또 심의 결과 상장 적격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매매 거래 정지가 해제된다.
신라젠은 2006년 3월 설립된 면역 항암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6년 기술력이 입증된 기업에 일부 상장 요건을 면제해주는 기술 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항암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으며 주가가 상승해 한때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임상 중단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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