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연내 혈장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다음달 임상에 본격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완치자의 혈장을 구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활발한 홍보 덕에 최근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현재까지 확보된 혈장 공여자는 201명(실제 채혈 완료인원 59명)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4,000여명까지 혈장 공여에 나서기로 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의 안전성이 검증된 만큼 임상 1상을 건너뛸 방침이다. GC녹십자의 한 관계자는 “임상 2상부터 할지 바로 3상에 들어갈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 중”이라며 “출시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곧장 대규모 인원을 참여시키는 3상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에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거한 성분(혈장)을 고농도로 농축해 만드는 방식으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해온 만큼 안전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하나의 치료제를 만드는 데 2~3명의 혈장이 필요한 만큼 혈장 수급이 매우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코로나 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햄스터에 이어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임상 중이며 다음 달 16일부터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을 개시해 올해 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1·4분기 허가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 500만명 분량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생산해 국내에는 100만명 분량을 공급하고, 나머지 400만명 분량은 해외에 제공한다는 구체적인 공급계획까지 내놓을 정도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항체치료제 역시 코로나 19 완치자의 혈액으로부터 개발이 시작된다. 완치 혈액 속에 코로나 19와 싸워 이긴 항체 추출한 뒤 이를 배양해 치료제를 만드는 만큼 생산성 측면에서 혈장치료제를 훨씬 능가한다. 또 사실상 수혈에 더 가까운 혈장치료제와 달리 필요한 성분만 선별하고 가공해 항체를 만드는 방식이라 치료효과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첫 코로나19 공식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처럼 원래는 다른 질환 치료제였지만 코로나 19 치료 목적으로 용도를 바꾸는 ‘약물 재창출’ 개발 작업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렘데시비르는 애초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식약처가 임상시험을 승인한 13건이 모두 이 방식이다. SK케미칼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판권을 얻은 천식치료제 시클레소니드를 토대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부광약품은 자체 개발한 B형간염 치료제 클레부딘의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풍제약은 올해 안 임상 종료를 목표로 뇌경색 치료제 이펜프로딜 기반 코로나 19 치료제를 만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부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속속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1호 치료제’ 타이틀을 누가 얻게 될지 모두가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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