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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산다...伊서 희망의 빛 밝히는 조각가 박은선

내달 13일까지 피에트라산타 카야로갤러리서 개인전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대리석 구 매달린 ''무한기둥'에

공존의 의미, 공유의 공간 등 코로나 극복 희망 담아

박은선 신작 ‘무한기둥-확산’ 전시 전경. /사진제공=박은선




매끈한 대리석의 구(球)가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매달려 색색의 빛을 발한다.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시대인지라 저렇게 머리 맞댄 모습이 정겹고 그립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해안도시인 피에트라산타의 카야로 갤러리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조각가 박은선의 개인전에 선보인 신작들이다.

그의 대표작은 색을 달리하며 겹겹이 쌓인 대리석이 무한히 확장하듯 기둥 형태를 이룬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유일한 야외조각으로 설치된 작품을 비롯해 국내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땅에서 솟아 공간감을 이루는 기존 작품과 반대로 신작은 종유석처럼 천장에 매달린 채 아래로 드리웠다. 무수한 구들이 너무도 사뿐히 매달렸기에 묵직한 대리석을 재료로 삼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대리석을 종잇장처럼 켜켜이 얇게 캐내는 박 조각가 특유의 비법이 담겼다.

그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대리석을 얇게 다듬어 붙여가는 방식으로 구를 만들고 하얀 대리석에 각각 색을 더했다”면서 “공처럼 속이 빈 대리석이라 하나의 무게가 1㎏ 정도이고 5m짜리 작품이 약 500㎏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작품들은 크기와 높이에 따라 적게는 80개부터 많게는 236개 의 구로 이뤄졌다. 스테인레스스틸 구조물로 연결된 이들 구 안에 든 LED조명이 신비로운 빛을 뿜어낸다. 작품 제목은 ‘무한기둥’(infinito). 작가가 십수 년째 한결같이 추구하는 주제다. 기둥 하나가 놓임으로써 주변 공간 전체를 다시 보게 만드는 ‘기둥’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신작은 개별의 구들이 손잡듯 맞붙은 형태를 통해 공존·공생이 절실한 인간의 존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탈리아에서 활동중인 조각가 박은선. /서울경제DB


박은선 신작 ‘무한기둥-확산’ 전시 전경. /사진제공=박은선


“부제로 ‘확산’을 붙였습니다. 무한히 번식하고 확장하는 우리들의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구와 구가 닿는 지점에 생긴 틈은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돌을 뚫고 나와 주변을 비추는 불빛은 지치고 주저앉은 모든 이들, 한국과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두에게 전하는 ‘희망’입니다.”

코로나가 준 상처를 희망으로 극복하려는 예술 의지다. 대리석 작품 중간중간에 의도적으로 깨뜨린 틈을 내 ‘숨통’을 만들었던 작가가 공유하는 틈을 통해 ‘숨길’을 열어줬다.



그는 지난 1993년 대리석 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로 유학을 떠났고,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제작했던 도시 피에트라산타에 안착해 뚝심있게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곳은 인구 5만 명의 소도시지만 헨리 무어를 비롯해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데미안 허스트·페르난도 보테로 등의 석조 작업장을 품은 곳으로, 조각가 유동인구만 500명에 달해 ‘조각 성지’로 불린다. 박은선은 지난 2018년 시(市)가 도시 명성을 빛낸 조각가에게 주는 제28회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다음달 13일까지 열린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박은선 신작 ‘무한기둥-확산’ 전시 전경. /사진제공=박은선


박은선 신작 ‘무한기둥-확산’ 전시 전경. /사진제공=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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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레저부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친절한 금자씨는 예쁜 게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미술은 날 세운 풍자와 노골적인 패러디가 난무합니다. 위작 논란도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착한미술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미술관, 박물관으로 쏘다니며 팔자 좋은 기자. 미술, 문화재 전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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