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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IEW]'내가 가장 예뻤을 때' 코미디 홍수 속 정통멜로 '추억 소환' 넘을까

/ 사진=MBC 제공




90년대 감성을 담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진한 정통 멜로의 부활을 알렸다. 시청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 드라마 속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가 ‘우리가 가장 예뻤을 때’를 추억하게 했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연출 오경훈·송연화/극본 조현경/이하 ‘내가예’)가 1부 2.4%, 2부 2.9%(닐슨코리아/전국)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출사표’ 시청률(2.5%·2.9%)과 비슷했으나 전작 ‘십시일반’ 최종회 시청률(3.3%)에 비하면 다소 하락한 수치다.

드라마는 본 방송 전부터 명작 멜로 ‘불새’를 비롯해 ‘종합병원2’, ‘베토벤 바이러스’를 연출한 오경훈 감독이 조현경 작가와 합심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홍수 속에서 정통 멜로로 승부수를 던졌고, 한 여자를 사이에 둔 형제라는 극의 설정과 배우 임수향·지수·하석진·황승언 등 출연진의 신선한 조합은 시작부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형제인 서진(하석진 분), 서환(지수 분)과 오예지(임수향 분) 세 사람의 각기 다른 첫 만남이 그려졌다. 두 남자는 우연히 한 여자에게 첫 눈에 반했고, 형 서진이 동생 서환에게 예지를 향한 직진 대시를 선포하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극 말미엔 가족과 관련해 각자가 지닌 아픔이 드러나면서, 세 사람의 관계 변화가 암시됐다.

/ 사진=MBC 제공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서서히 그 시절, 예전 추억으로 젖어들게 만들었다. 전작에서 킬러, 기생, 재벌가 상속녀 등으로 분해 작품의 흥행까지 이끌었던 임수향은 이번에도 ‘만인의 첫사랑’으로 완벽 변신했다. 첫사랑 연기가 처음이라던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분위기의 ‘오예지’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아울러 전 연인과 이별로 인한 만취 연기부터 절절한 눈물연기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오경훈 감독은 “임수향 씨는 집중력이나 순발력이 좋고 몰입해서 배역을 표현해내는 능력이 그 나이대에서 탑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같이 작업하면서 저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상대역인 지수는 순수하고 맑은 소년의 표정과 눈빛 연기, 중저음의 보이스로 시청자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불꽃같은 성향의 상남자로 변신을 예고한 하석진은 지수와 대비되는 어른스러운 남성미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두 사람은 형제가 지닌 극과 극의 매력을 서로 다르게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배우들의 열연 못지않게 드라마 속 자연 풍광을 담은 영상미도 옛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서환의 자전거 뒤에 탄 예지가 손을 뻗어 바람을 느끼고, 설레임 가득한 표정을 짓는 서환의 모습은 왈츠를 연상케 하는 배경음악과 함께 한 폭의 풍경화처럼 묘사됐다.

/ 사진=MBC 제공


반면 90년대 감성 연출이 시대에 맞지 않게 올드하고, 두 형제가 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새롭지는 않다. 여자 교생 선생님과 학생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도 예전부터 다뤄왔던 소재다. 그렇기에 이야기 전개가 자칫 지지부진하거나 막장으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오경환 감독은 “사랑의 방식이 다를 뿐 불륜은 아니”라며 “막장도 공감과 설득의 문제다. 앞으로 인물들의 굴곡진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같이 풀어져 나갈 것이며, 작가와 연출진이 중반 이후의 이야기가 지리멸렬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신한 소재, 현 세태와 세대를 반영한 드라마들도 시청률 3%를 간신히 넘기는 어려운 시기다. 옛 감성을 자극하는 다소 느린 호흡의 정통멜로가 추억 소환으로만 끝날지, 지금 느낄 수 없는 것들에 대한 향수를 넘어 새로움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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