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당의 사령탑으로 선출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월 정기국회에서 전력투구하면서 당 대표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야당과의 협치 회복과 내년 4월 재보궐선거 공천, 2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추진 등 정치적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아울러 대선주자로서 민주당의 대선 승리공식으로 자리 잡은 ‘영남 대선후보론’을 극복하고 경쟁자로 급부상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차별화에 나서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그러나 오는 2022년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에 나서기 위해 당내 경선 1년 전인 내년 3월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대표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만큼 정치인 이낙연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대가 펼쳐질 것으로 지적된다.
거대여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임대차 3법 등을 밀어붙이며 지지율이 4년여 만에 통합당에 뒤집히는 등 야당은 물론 국민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았다. 물론 이 대표가 취임 수락연설에서 ‘원칙 있는 협치’를 키워드로 제시하며 대야 관계의 변화를 예고한 가운데 야당과의 협치를 추진하면서 정책적 결과물을 도출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상징되는 ‘개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으로 갈수록 악화되는 ‘민생’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경선 과정에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내세운 이 대표는 국난 극복과 민생 지원에 방점을 찍고 당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사업이자 친문 성향의 지지층이 가장 열망하고 있는 공수처 출범이 지지부진할 경우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해 당 대표로서 마냥 미룰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당 지지율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혀온 지방자치단체장 성추문 문제를 비롯해 정의기억연대 사태와 부동산 분야 등에서 정부 여당이 보여온 ‘내로남불’ 태도 등도 당 대표로서 극복해야 할 짐이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사태 등으로 이탈한 20·30세대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 역시 숙제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 안팎의 따가운 비판을 극복하며 공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그동안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언급을 삼가며 논란 확산을 경계해왔다. 하지만 당 대표 선출 이후 보궐선거 공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만큼 내년 재보궐선거가 ‘이낙연 리더십’을 판단하는 리트머스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대선주자로서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재명 지사와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지가 향후 대권 가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당 대표로서 특단의 대책 없이 지금처럼 무난한 모습을 보인다면 호남 출신 대선주자로서 정치적 한계에 봉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대선의 성패를 좌우하는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민심을 얻지 못할 경우 민주당이 대혼란에 휩싸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과 화상간담회를 열고 비서실장에 재선의 오영훈 의원, 정무실장에 김영배 의원, 메시지실장에 박래용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을 임명했다./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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