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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불황, 마르크스·케인스는 어떤 조언을?

[책꽂이]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대담한 제안

■ 린다 유 지음, 청림출판 펴냄

전세계 직면 경제 위기 12개 주제로 나눠

12명 경제학자들의 이론으로 해법 모색





역사상 손꼽히는 경제학자들은 지금 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기 침체를 어떻게 바라볼까. 신간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대담한 제안’은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마셜, 케인스, 슘페터, 하이에크 등 경제 사상가 12인을 소환한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1930년대 대공황 등 세계 경제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봉착할 때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를 모색한다.

지금의 핵심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의 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바로 불평등이다. 미국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을 차지하고, 영국은 상위 10% 부자들이 40%를 넘게 가져간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소득 불평등(세후 지니계수 기준)이 일곱 번째로 높다. 이 같은 오늘날의 사회에 기회의 평등과 복지를 연구했던 앨프리드 마셜이라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 마셜은 기본적으로 큰 정부에 반대하면서도 빈곤을 해소하기 위한 재정정책은 수용했다. 근로 의욕이 꺾여 성장을 저해하지 않을 정도의 누진세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 같은 사실에 기반해 “(오늘날의 상황에서) 마셜은 소득 재분배에서 국가의 역할을 수용했을 것”이라며 “고용을 장려하기 위해 감세 정책을 추진하라는 OECD의 권고는 마셜의 생각과 일맥상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성장에 대한 실마리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솔로에게서 찾는다. 경제 성장 모델을 연구해 온 솔로는 ‘노동과 자본이 경제에 더해질 때 성장이 이뤄진다’는 것을 증명해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 진보가 있을 때만 경제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술이 진보해야 기존 노동자와 자본의 투입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투자와 노동의 전개 양상(실업 감소)에 따라 저성장 열차를 타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는 솔로의 주장은 기업이 몸을 사리며 투자에 몸을 사리는 요즘 상황에서 되새겨봄 직한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밖에도 카를 마르크스는 오늘날의 중국을 자신의 원칙을 구현한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 1930년대 세계 대공황 시발점이 된 뉴욕 증시 대폭락을 앞두고 ‘바닥이 가까워졌고, 과거 고점으로 금방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해 체면을 구긴 경제학자 어빙 피셔에 대한 재평가 등도 흥미롭다.

책은 경제 재조정·무역 적자·중국의 미래·불평등·기업 혁신·자본주의 미래·중앙은행의 역할 등 12가지 경제 화두를 12명의 경제학자의 이론과 연결해 소개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2만 5,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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