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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2차대전보다 더 큰 손실...바이오생명과학 기술로 기회 노려야"

[KAIST '포스트코로나' 포럼]

인터넷·센서·제조기술 강한 韓

디지털트윈 등 바이오공학 활용

질병 정복·수명 연장 시대 대비를

2025년께 양자컴퓨터 등장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비약 발전

내연기관 차량 생산 끝날수도

토마스 프레이 미국 다빈치연구소장이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소장 김정호 교수)가 주최한 ‘GSI-2020 국제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이오·생명과학의 발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KAIST




“코로나19 사태는 제2차 세계대전보다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일자리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의 기계·장비·사물을 컴퓨터 가상세계에 구현)이나 유전자가위(크리스퍼) 기술 등 바이오·생명과학 기술로 기회를 노려야죠.”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 미국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가 주최한 ‘GSI 2020 국제포럼’에서 인터넷·센서·제조기술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00년 20개국 인구 절반 사라져



그는 “10년 뒤 디지털트윈,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 공학의 발달이 질병 정복과 인간 기대 수명연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디지털트윈·유전자가위·인공지능 기반 학습 같은 새로운 기술과 관련된 산업이 발전할 텐데 한국이 성공적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이 발달하면 오는 2025년께 닭고기·쇠고기 등 인공배양육이 보편화되고 나아가 태아의 유전자 오류를 미리 고치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질병을 제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수명연장을 꾀하도록 하는 크리스퍼 기술의 활용 사례로는 멸종된 종 복원, 모기 퇴치, 용이한 장기 이식 등도 들었다.

그는 “헬스케어도 데이터 집약 사업으로 발전해 소형 기기들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디지털트윈 기술은 대형장비 모니터링을 위해 활용하는데 계속 발전하면 원격수술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께 양자컴퓨터의 등장으로 현존하는 암호체계가 2025년 후에 무력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때쯤 전기차·자율주행차 발전으로 내연기관 차량 생산이 끝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프레이 소장은 “2100년이 되면 한국·이탈리아·일본·중국 등 20개국의 인구 50%가 사라질 것이다. 반면 현재 나이지리아·콩고·탄자니아·에티오피아·앙골라·파키스탄 6개국에서 세계 신생아의 절반 이상이 태어나고 있다”며 “신생아가 많은 나라의 교육이 미진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10년 내 인공지능(AI)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무인 원격교육 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AI 기반에 원격교육을 통해 학습을 돕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이어 “대학도 2030년이 되면 절반가량이 문을 닫게 돼 교육 기업이 가장 큰 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점쳤다.

韓, 유전자 변이 파악 기술 뛰어나



빅터 자우 미국 의학한림원 원장은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생명공학과 디지털 정보혁명의 융합으로 건강 혁신을 꾀할 수 있다”며 “유전공학, 유전체 편집, 재생학, 면역요법, 합성생물학, 정밀의료학 등에 로봇학, 빅데이터, AI 기술을 융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2050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기대수명을 건강하게 늘리는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인간 게놈과 합성생물학 분야의 선구자인 조지 맥도널드 처치 하버드 의대 교수는 “현재 유전자 요법은 상당히 고비용이나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라며 “유전자 편집요법의 경우 핵산의 읽기·쓰기를 활용할 경우 비용이 무어의 법칙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고 효과는 2~10배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치료비용을 낮출 수 있고 희귀질환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적인 유전체 분석 회사인 일루미나(Illumina)의 수잔 투시 수석 부사장은 “유전체 연구는 치료제 개발, 맞춤형 질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많이 파악되지는 않은 상태이나 한국은 유전자 변이 파악을 위한 해독 기술 연구 분야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고 유전체 서열분석 비용이 감소하면서 유전체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파킨슨병의 혁신 치료법을 개발한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는 “자가세포를 통해 개인맞춤형으로 퇴행성 장애를 치료한다는 것은 오랜 꿈이었다”며 “이미 조혈모세포에서의 줄기세포 이식은 다양한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맞춤식 치료요법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일본 교토대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 연구팀은 완전 분화된 세포가 다시 분화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2012년 노벨의학상을 받기도 했으나 후속연구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뇌질환 치료를 위한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한 이진형 스탠퍼드대 신경과·바이오공학과 교수는 “뇌질환은 사회경제적 문제로 봐야 하는데 치매·알츠하이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며 “뇌 회로 기능복원을 통해 뇌질환을 위한 알고리즘 지도를 통해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라 고부노바 로체스터대 교수 겸 노화연구센터 공동책임자는 “벌거숭이두더지쥐 같은 장수 유기체들을 더욱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동물들이 오래 사는지 살펴보며 마우스 모델을 만들고 종양 억제 기능을 개발했다”고 했다. 설치류·박쥐 등도 예로 든 그는 박쥐의 경우 비슷한 크기의 대부분의 포유동물보다 오래 사는데 박쥐가 에볼라바이러스 등을 보유하면서도 염증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했다.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난치성 간질은 영구적 인지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산업의 지원 없이는 이러한 연구들이 성공할 수 없다”며 학연산 협력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레즈닉 미국 국립보건원 생명윤리위원장은 “과학은 대중의 강력한 지원 없이는 번창하기 힘들다”며 “과학기술은 윤리나 법보다 훨씬 더 빨리 움직이며 변화를 일으키는데 사회는 이 변화를 맞을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생물·의학 연구에서 비윤리적이라고 반발을 사면 연구자금 감소, 법률·규정 강화, 과학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정세균 총리 “의학·바이오 기술 대폭 투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기초생물학 관련 연구를 적극 지원해 감염병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의학·바이오 기술 개발에 대폭 투자하겠다”며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암, 고령화, 난치성 질환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매주 매주 목요일 총리공관에서 진행하는 ‘목요대화’에서도 바이오·생명과학을 주요 주제로 다룬 바 있다며 첨단재생의학과 바이오 기술 등에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총리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담보하기 위해 5,000만달러를 국제 이니셔티브에 지원했다”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시 조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KAIST는 지난 5월 ‘포스트 코로나 R&D 이니셔티브’를 시작, 바이오·의료 산업의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항바이러스, 감염병 빅데이터 관리, 비대면 서비스 플랫폼을 주력 연구분야로 선정했다”며 바이오·생명과학을 강조했다. 포럼을 주관한 김정호 KAIST 글로벌전략연구소장은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강대국들이 백신과 치료제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드러내는데 누구나 혜택을 받아야 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 재건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광본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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