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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동생이 해주고 집단 대리진단까지...‘자가’ 진단 맞나요?

개인정보 공유해 대신 코로나 진단

비밀번호 도입이 '대리' 부추기기도

비번 분실 많아 학교 문의 줄이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 비판

자가진단 앱 초기 화면. /앱 캡처




등교 전 학생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학생건강 자가진단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부모·형제·자매 등 가족이 대신해 주는 것도 모자라 친구들끼리 개인정보를 공유해 번갈아가며 자가진단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교사들은 자가진단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확인 전화만 하루에 수십 통씩 돌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들 사이에서 자가진단을 가족에게 부탁하거나 친구들끼리 집단으로 대신해주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10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는 가족, 친구들이 자가진단을 대신해주거나 대신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에 검색어로 ‘자가진단’을 입력하면 “친구와 비번을 공유하고 한 명이 (잠에서) 못 일어나면 대신 자가진단을 해준다”, “자가진단 대신해 줄 사람 구한다”와 같은 게시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친구를 참여자 목록에 추가해 서로 자가진단 해 주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 /트위터 캡처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생들이 10명 단위로 조를 짜서 대리 자가진단을 하고 있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1명이 나머지 9명의 자가진단을 해주면서 열흘에 하루꼴로 자가진단을 한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처음에 5~6명에서 시작되다가 페이스북 모집을 통해 참여 인원이 늘었다”면서 “구성원끼리 온라인수업 문제의 답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가진단 시스템은 지난 학기부터 시행됐지만 접속 오류,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별로 운영되던 시스템을 지난 7일부터 통합·개편하면서 비밀번호 입력, 진단시간 기록 기능을 추가했지만 비밀번호가 오히려 학생들의 대리참여를 부추기는 등 문제점이 여전하다. 다자녀를 둔 학부모를 위한 참여자 추가 기능 역시 학생들의 대리 진단 시간 단축에 악용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진단자의 추가 확인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비밀번호 기능을 넣은 것”이라며 “비밀번호를 공유한다면 본인이 아니더라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진단을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서로 해주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 /네이트판 홈페이지 캡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도 많아 학교는 아침마다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비밀번호를 분실하면 교사들이 초기화를 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학생·학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교육부가 자가진단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마다 자가진단 미실시 학생에 재안내하도록 요구하면서 교사가 학생들의 기상 상태를 확인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발열, 기침 등 진단 항목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등교가 중지되고 해당 학생은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의 출결 관리 업무도 가중되고 있다. 서울의 한 현직교사는 “아침마다 자가진단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연락을 돌려야 한다”면서 “학생이 전화를 안 받고 부모님은 출근 후 집안 사정을 모르는 경우들이 상당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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