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빅매치’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광진을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국회에 입성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필승 후보’라는 오 전 시장의 주장을 두고 “여전히 환상 속에 빠져있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고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 전 시장이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더 좋은 미래’ 초청 강연에서 “여권 주요 인사들이 나를 두려워한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오 전 후보가 선거에서 제게 진 후 ‘고민정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결이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며 “정치신인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것이 자존심도 상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고 의원은 이어 “선거를 여러 번 치러본 분이기에 패배를 떳떳하게 인정하는 품격있는 뒷모습을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고도 썼다.
아울러 고 의원은 오 전 시장을 향해 “나이로도 정치이력으로도 후배이지만 감히 고언을 드린다”면서 “정치 재기를 기약하며 많은 말을 쏟아놓으셨는데 권위는 스스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 세워지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야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오 전 시장은 전날 자신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의원이 참여하는 원탁회의체를 꾸릴 것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정치모임 ‘마포포럼’ 강연에서 “여론을 수렴해보니 잠재적 주자들이 힘을 합해 국회 소수의석의 한계를 극복해달라는 염원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국가 정상화 비상 연대 회의’의 정례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은 “국가적 현안에 대하여 일치된 입장을 신속하게 내려면 상설협의체 참모모임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이라며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가는 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는 각자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일단 힘을 합칠 것을 호소한다”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어 자신을 ‘팬덤 형성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야권주자’이자 ‘수도권 선거에서 필승후보’로 소개하면서 “지난 총선에서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셨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제일 두려워하는 후보 오세훈에게 조금만 힘을 보태 달라”고 외쳤다.
그는 또한 나아가 중도로서의 외연 확장성을 강조하면서 “다음 선거는 절대적으로 보수 진보, 좌와 우의 이념적 대립에 무관심하다”며 “중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누가 더 확보하느냐의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또 “실패한 경제정책과 코로나로 참담한 어려움에 부닥친 서민과 중산층은 이념적 접근으로 마음을 살 수 없다”며 ‘오세훈의 브랜드 이미지’를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덧붙여 오 전 시장은 서울시장 시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면서 “다음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부동산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07년 중산층 무주택자를 겨냥한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한 바 있다. 지난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보고서에서도 정권별로 분석한 결과, 강남 아파트값은 이명박 정부에서 2억원으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오 전 시장은 “국가 경영은 마음과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풍부한 경험이 필수”라며 “거기에 더 중요한 것은 좌절과 시련, 실패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덧붙여 오 전 시장은 “국민 여러분이 주신 경험 덕분에 성숙해지고 무르익어가는 오세훈의 소중한 시행착오를 어떤 형식으로든 나라를 위해 활용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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