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찾아보고 또 찾아보는 식으로 독서를 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2005년 전사 임원 및 팀장 대상 독서토론회를 도입하며 강조했던 말이다. 신 회장은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유훈과 다름없는 ‘독서의 중요성’을 회사 경영에 접목하기 위해 솔선수범 참여하는 독서 토론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7년에는 현업의 조직 단위 독서 토론회, 2009년에는 조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독서공방까지 도입했다. 교보생명의 독서경영은 이제 경영방침과 현안을 공유하고 현업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상호 학습의 자리이자 계층 간 소통을 촉진하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
독서경영의 첫 번째 축으로서 제일 먼저 도입된 임원·팀장 독서토론회는 올해로 16년째 운영되고 있다. 상호학습을 통해 개인의 직무 역량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전략 방향에 부응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토론회는 도서 소개, 팀별 토론, 토론 내용 발표, CEO의 종합 의견 제시, 참여 우수팀 시상 등 체계적으로 구성이 짜여 있다. 토론 대상으로는 현재 경영 이슈 대응에 적합한 도서를 고르는데, 예를 들어 지난 6월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떻게 할 것인가’를 토론 도서로 선정했다.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음에도 참석 대상 104명 중 91명이 참석할 정도로 코로나 시대에도 토론회는 성황이다.
토론 결과가 경영에 실제 접목된 사례도 다수 있다. 지난해 6월 주제 도서 ‘90년생이 온다’에 대한 토론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2030 세대 조직원으로부터 조직 문화 개선 관련 제안을 직접 받는 ‘2030 소통과 공감 워크숍’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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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공방은 조직원들이 월 1회, 분야에 제한 없이 읽고 싶은 책을 읽은 뒤 독서감상문을 작성하고, 각자의 책에 대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독서 경영은 영업 현장에도 자리 잡았다.
교보생명의 독서 경영은 다른 기업들이 모범 사례로 참고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2020 독서경영 우수직장 ‘대상’을 받게 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독서경영은 회사의 자랑스러운 역사이자 문화유산 자체”라며 “앞으로도 모든 교보인의 한 방향 정렬과 역량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제’ 는 지난 2014년 직장 내 책 읽는 문화 장려와 내실 있는 독서 경영 우수 기업 사례 발굴을 위해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과 국가브랜드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며, 독서 관련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인증 및 수상 여부가 결정 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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