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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초기 백신 실패할수도"...영국 코로나 백신 위원장의 경고

의학저널 랜싯 게재 보고서

"1세대 백신 불완전 가능성...낙관 경계해야"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EPA연합뉴스




영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초기 백신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며 “모두에게 효과가 있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쩌면 모든 백신이 실패할 수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케이트 빙엄 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의학 저널 랜싯에 게재한 보고서 ‘영국 정부의 백신 TF: 영국과 세계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1세대 백신은 불완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이 감염을 예방하기보다는 증상을 약화하는데 데 그치는 상황, 심지어는 모두에게 효과가 있지 않거나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썼다.

빙엄 위원장은 현재 TF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65세 이상 인구의 면역 반응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많은, 어쩌면 모든 백신이 실패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백신을 가질 수 있을지조차도 알 수 없지만, 현실에 안주하거나 지나친 낙관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지난 6월과 9월 각각 1,000명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실시해 코로나19 감염 후 생긴 항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감염 후 항체가 형성됐다는 것은 면역력이 생겼다는 증거인데, 그 면역력이 오래가지 못해 한 번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다시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젊은 층보다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코로나19 유증상 환자보다는 무증상자 사이에서 항체 보유 감소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재확산 심각' 유럽, 효과 낮은 백신도 승인 검토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백신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의약당국인 유럽의약청(EMA)은 접종자 중 효과를 보는 비율이 50%에 못 미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도 승인을 해줄 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적용할 승인 기준보다 아마도 낮은 수준이다.



2020년 10월 15일 오후 경기 성남의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WSJ은 EMA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EMA는 임상시험 결과 백신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는 게 확인되면 승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EMA는 FDA의 긴급사용 승인과 유사한 조건부 판매 승인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제약사가 혹시 모를 백신의 부작용이나 안전 문제를 계속해 추적한다는 조건으로 승인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반드시 EMA가 FDA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과거에도 특정 약품에 대한 FDA와 EMA의 승인 여부가 종종 달랐고 이는 양 기관의 접근법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또한 일반 독감 백신도 가끔 접종 효과 비율이 50% 달성에 실패하는 등 어떤 백신도 100% 효과를 갖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예방 효과가 낮은 백신을 승인해주면 백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서구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4종이 후기 임상 시험 단계로 이들이 첫 승인을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EMA는 최소 백신 1종이 내년 1·4분기 중 광범위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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