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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건축문화대상-계획건축물 최우수상] 신곡 보이기 때문에 보이기 시작했다

물길 연 한강엔 강남·강북이 없다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 최우수상을 수상한 ‘신곡 보이기 때문에 보이기 시작했다’ 모형




한강은 강남과 강북을 가르는 보이지 않는 ‘벽’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리로 연결하지 않는 한 평균 폭이 약 1㎞나 되는 한강은 그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 동네를 자연스럽게 단절시킨다.

하지만 과거 한강의 모습은 백사장이 존재해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하나의 ‘마당’ 역할을 했었다. 근대에 들어 한강 일대를 종합개발하면서 밀물과 썰물로 인한 수심 차를 극복하기 위해 수중보를 설치했으나, 이는 오히려 넓은 모래사장 사이로 흐르던 옛 한강의 정취와 생태환경을 파괴했다. 또 이 수중보는 한강에서 남과 북을 구분 짓는 보이지 않는 벽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활발했던 한강의 인적 교류를 차단했다.

부경대학교 장영준·주현준·김대현씨는 한강의 수중보 가운데 신곡 수중보를 해체해 환경을 정화하고, 이로 인해 확보된 유휴 공간을 새로운 커뮤니티형 거리로 만들어 보고자 했다. 더 나아가 서울의 문화적 교류가 김포와 고양까지 확장되는 등 한강이 동네를 구분 짓는 것이 아닌 모든 동네를 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거리가 될 것을 기대했다.



우선 물길을 열어 생긴 한강하구로부터 한강 상류까지의 뱃길을 통해 문화적 교류를 형성했다. 또 새로이 생성된 공간을 단순히 물리적 연결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했다. 하루에 2차례씩 진행되는 간조와 만조 수심 차를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수심 차는 시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광장을 형성하기도 했다.

물이 차오르는 시간에는 새벽 낚시 또는 카누·수영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반면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생태계 공간 체험 및 산책로로 혹은 공연 및 버스킹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했다. 창작자는 “한강이 강남북을 구별하는 장벽이 아닌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는 매개체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고 창작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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