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자신을 향해 “코스피 3000이 문제가 아니라 코스피 3000 뒤에 숨어서 잘못된 경제정책을 고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주식 시장은 지나간 과거를 보지 않고 미래를 본다”며 “오늘 주가 기준 PER는 지사님이 말씀하시는 36배가 아니라 14.9배”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주가는 당연히 오늘 기준이지만 기준이 되는 실적은 2019년말 실적이 아닌 올해 말인 2021년말 실적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과거의 실적이 아닌 미래의 실적(주로 당해연도말)을 주가와 비교하는 것이 주식시장의 PER”이라며 “수학적 계산은 맞으나 주식시장에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예상 실적(시장컨센서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당연히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즉 지사님의 PER 언급은 대한민국 상장기업의 실적이 향상되었고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데이터라는 것”이라며 “원 지사님이 말씀하신 2019년 22배, 2020년 33배, 2021년 36배의 기준이 되는 실적은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로선 2020년 실적도 발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사님이 한 분석은 2019년 실적을 기간으로 산정한 수치”라고 적었다.
또 “미국의 2021년 나스닥 PER는 예상실적기준 33.88배로 우리나라 두 배 이상”이라며 “미래의 실적이 아닌 과거의 실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조심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 지사는 전날(11일) 자신의 SNS에 김 의원을 향해 “제 글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경제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다. 지금 대통령과 여당의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코스피 3000 달성이 정치적 논란이 되는 이유를 아시느냐”며 “정부와 여당이 코스피 3000 뒤에 숨어서 실물경제의 많은 문제를 야기한 엉터리 경제정책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시장은 완벽하지도 않다. 인간의 속성을 반영하니까”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어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주가가 비싼지 싼지 평가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PER입니다. ‘주가수익비율’이라고 한다”며 “블룸버그가 계산한 2020년 나스닥 지수의 PER은 2020년 67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에는 44배에 불과했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도 2019년 PER은 22배였는데 2020년 PER은 33배이고 현재는 36배나 된다”며 “이게 무슨 의미인지 설명하자면, 기업이익이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해서 기업이익이 줄었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만약 예상과 달리 기업 이익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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